역마살, 도화살, 화개살을 삼대 살이라 합니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역마살과 도화살과 달리 화개살은 이들과 동급으로 취급되기엔 많이 낯섭니다.
화개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목차 -
1. 화개살(華蓋煞)의 구성 조건
2. 화개와 삼합
3. 화개의 의미
4. 화개가 살로 해석된 이유
5. 화개의 전문성
6. 사주에서 살(煞)의 미약한 힘
화개살이란 무엇인가
1. 화개살(華蓋煞)의 구성 조건
사주에 화개살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역마, 도화와 마찬가지로 오직 지지로만 판단합니다.
전통적으로 연지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만 명리학이 일간을 기준으로 삼아 해석하는 까닭에 요즘은 태어난 생일의 지지인 일지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지가 신자진 중 하나이고 연지나 월지, 시지에 진이 있으면 이 진은 화개가 됩니다.
일지가 해묘미일 때는 미, 인오술일 때는 술, 사유축일 때는 축이 화개입니다.
연지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연지가 신자진 중 하나이고 월지나 일지, 시지에 진이 있으면 그 진이 화개가 되고 나머지도 동일합니다.
일지, 연지뿐만 아니라 월지, 시지까지 모든 지지를 기준으로 삼아 화개를 보기도 합니다. 이 경우 화개의 가능성은 아주 높아집니다.
2. 화개와 삼합
역마와 도화를 비교해 보면 역마는 삼합에 기초하여 다음 계절 즉 다가오는 미래의 변화를 암시하는 자리에 해당합니다. 역마라는 변화의 의미를 충실히 설명하는 지지라 할 수 있습니다.
도화는 삼합에 기초하여 이전 계절, 즉 과거의 가장 현저하게 눈에 띄는 자리에 해당합니다. 사람을 뽑을 때 이력서를 보듯이 현재의 모습은 판단하기 어렵지만 과거는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과거 중에서도 현재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앞 계절의 왕지(旺地)가 도화입니다.
역마와 도화는 지지의 자리만으로도 특성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화개는 삼합을 이루는 세 글자 중 마지막 글자로서 삼합 그 자체에 충실합니다.
삼합이란 세 가지 특정한 지지가 모이면 각 지지는 자기의 오행적 성질을 잃고 더욱 강력한 새로운 오행으로 작용한다는 말입니다.
신자진 삼합의 경우 지지에 신과 자와 진이 있으면 금의 속성인 신과 오행이 토인 진은 자기의 오행이 아니라 수가 되며 수의 기운이 아주 강하게 나타난다고 봅니다.
신자진이 모이면 수, 해묘미가 모이면 목, 인오술은 화, 사유축은 금이 됩니다.
신자진 삼합에서 진, 해묘미 삼합에서 미, 인오술 삼합에서 술, 사유축 삼합에서 축이 화개가 됩니다.
화개는 성립의 조건에서 계절적 특징이 가미되는 역마, 도화보다 순수하게 삼합의 원리를 잘 드러냅니다.
삼합을 이루는 세가지 기운 중에서 진술축미가 화개입니다. 진술축미는 삼합의 구성에서 마지막 글자가 되며 마지막 모든 것을 닫고 저장하는 창고의 역할을 한다고 하여 고지(庫地)라고도 합니다.
농사를 예로 들면 농사짓는 것이 마무리 되어 수확한 후에 창고에다 넣어두는 과정이 고지(庫地)의 기운입니다. 즉 농사짓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농사의 결과물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이 안에 간직되어 있습니다.
3. 화개의 의미
화개란 말은 요즘은 거의 쓰이지 않는 말이어서 도화, 역마와는 달리 낯섭니다. 한자로 쓰면 華蓋인데 華는 꽃, 빛을 뜻하고 蓋는 덮다, 뚜껑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화개란 밝은 무언가를 덮어두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도 화개로 불리는 장부가 있습니다. 바로 폐(肺)입니다.
서양의학이 심장에서 동맥을 통해 혈액이 나가고 다시 정맥을 타고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온다는 순환 시스템을 발견하기 훨씬 전부터 한의학의 생리학은 순환론이었습니다.
여러 관점에서 순환론을 언급합니다만 살아있는 생물로서 열의 순환도 하나입니다. 대류는 뜨거운 유체가 위로 올라가고 위에서 차갑게 식은 유체가 밑으로 내려오면서 순환합니다. 움직임, 운동, 살아있음은 아래의 뜨거운 열기가 위로 올라가고 위에서 식은 차가운 기운이 밑으로 내려오고 다시 아래에서 달궈져 위로 올라가는 과정입니다. 주역은 이를 수화기제(水火旣濟)라 하여 멋스럽게 표현했습니다.
뜨겁게 올라가는 내 몸의 기혈이 외부로 다 빠져버리지 않고 다시 몸 안에서 순환할 수 있도록 식히는 장부가 오장 중 가장 위에 자리 잡은 폐입니다.
인체의 라디에이터, 쿨링 시스템입니다.
화개는 밖으로 빠져나가는 내부의 에너지를 안에 머무르게 하는 것입니다.
4. 화개가 살로 해석된 이유
화개는 결코 나쁜 의미가 아닙니다.
다만 사회적 활동을 의미하는 삼합의 관점에서 보면 진술축미는 마무리의 자리가 되어 왕성한 활동보다는 물러서서 조용히 있는 것을 말하기에 사회적 성공보다는 혼자서 내적으로 무언가를 이루어가는 힘이 강합니다.
개인의 주체성이 미약하고 공동체 안에서 개인이 존재하던 봉건시대에는 공동체와 어울리지 못할 경우 아주 불행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농경 사회였던 조선에서 혼자서 조용히 무언가를 한다고 할 때 떠올리는 것은 스님이었습니다. 이 당시 중은 천대받던 계층이었습니다.
화개는 스님을 떠올리게 했고 따라서 살(煞)이라는 말이 붙어 안 좋은 것으로 치부되었습니다.
또한 화개는 사회적 활동을 하는 빛나는 자기의 기운을 덮어버린다고 보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역시 사회적 활동이 없는 고독함을 나타냅니다.
도화살이 여자에게 특히 안 좋게 여겨졌다면 화개살은 남자에게 많이 적용했습니다. 화개는 사회적 소외, 사회적으로 실패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5. 화개의 전문성
역마, 도화와 마찬가지로 화개 역시 좋고 나쁨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살이라고 하여 과도하게 안 좋은 것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습니다.
화개는 사회성보다는 혼자만의 힘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고독이라는 측면이 부각되기도 합니다만 한편으로 자기의 주관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깊게 파고드는 힘이 있습니다.
그렇게 파고든 힘은 오늘날 전문가로서 성공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전문가로서 자기의 주장을 펼치며 명성을 얻습니다.
또한 화개는 높은 사람이 행차할 때 햇볕을 가리던 일산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천한 직업이라는 의미와는 달리 성공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두 가지 의미를 조합하면 한 영역에 깊게 몰두하여 높은 경지에 올라 사회적 성공을 거두는 힘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의사들의 세계는 아주 좁습니다. 넓게 두루 알지 못하고 대학 들어가면서부터 자기들끼리의 세계에 매몰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화개를 보면 의사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6. 사주에서 살(煞)의 미약한 힘
사주를 해석할 때, 기본은 일간을 중심으로 구성요소의 오행, 십신 등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복잡다단합니다. 대신 사주에서 어떤 특징이 나타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난다는 단순한 관계는 명쾌합니다.
살로써 설명하는 것이 후자에 해당합니다.
“역마살이 있으니 떠돌이 생활을 하겠구먼. 역마살이 들어오니 이사하겠어. 도화살이 있으니 여러 남자 홀리겠구먼, 며느리감으로 영!” 말하기 너무 쉽습니다.
살이란 것은 사주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관계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더군다나 그 힘도 아주 미미합니다. 따라서 이런저런 살이 있으니 이러저러하겠다는 단순한 해석은 틀릴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살이란 특징 때문에 기분까지 나빠집니다.
복잡다단한 삶 속에서 살은 무시 해도 좋습니다.
무시해도 되고 구태여 의미를 부여하더라도 봉건시대에 적용되던 잘못된 사회관이 반영된 의미는 버리고 그 살의 특징을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내 삶에는 어떻게 적용이 되었고, 또 앞으로 적용이 될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화개가 있으면 꽃을 수놓은 햇빛 가리개를 생각하세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좋고 나쁨이 없습니다. 다만 현재 자기의 삶과 관련하여 어떤 의미를 띨지 해석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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