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이야기이지만 충분히 자기의 이야기일 수 있는 한 사람의 삶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메이저리거인 리치 힐의 운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리치 힐의 삶의 코드를 보면 내성적이어서 강하게 자기 주장을 하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누구나 그의 말을 경청할 만큼 주목을 끄는 힘이 있습니다. 좌절하지 않는 은근히 강한 리더의 자질을 타고 났습니다. 그 자질은 야구를 통해 꽃이 핍니다. 만족할 수준은 아니어서 대학을 선택한 후 졸업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의 지명을 받아 자기를 세상에 알립니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납니다. 그는 향후 12년 동안 험난한 삶을 살게 됩니다. 메이저리그에 지명을 받고 반짝 주목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 동안 마이너리그를 전전합니다. 한 팀에 정착하지도 못하고 속칭 저니맨이 되어 이 팀, 저 팀으로 계속 옮겨 다닙니다. 그 팀이 총 28개입니다. 12년 동안 28번이나 직장을 바꾸어야 했습니다. 메이저리거였던 사람이 월급 2,000불을 받으며 독립리그에서 뛰기도 했습니다.
투수였던 그는 어깨, 팔꿈치 수술을 받습니다. 선수로서 마감이나 마찬가지이죠. 거기다 아이를 잃기까지 합니다. 선수 생명이 문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삶의 의지마저 꺾일 고난입니다.
그의 인생 스토리는 험난함 그 자체입니다. 아무런 보장을 받지 못하고 조금만 잘못해도 급여가 90% 삭감되는 마이너리그로 강등되는 계약이 반복됩니다. 그것도 팀을 바꿔가며 이런 조건을 매년 감내해야만 합니다. 나이는 점점 들어가고 어느새 선수로는 은퇴가 낯설지 않은 서른일곱에 다다릅니다.
그러나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납니다. 메이저리거가 된 지 12년이 지난 후에 너덜너덜해진 어깨로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겨우 버티던 나이 든 투수는 3년 4,800만불 FA 계약을 맺습니다. 월급 2,000불, 연봉으로 환산했을 때 24,000불을 받으며 연명했던 사람이 대형 계약을 맺어 성공 신화를 씁니다.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같이 던졌던 투수였기에 야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아주 생소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의 운명의 흐름을 살펴보면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1993년 저점을 지난 그의 운명은 10년이 지난 2003년 세상에 자기 자신이 있음을 알릴 때를 맞이합니다. 그는 이때 프로 무대에 데뷔합니다. 때와 행동을 맞춰 보면 야구 선수가 그 사람의 참모습일 가능성이 큽니다.
세상에 자신의 모습을 알린 리치 힐에게 2005년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해로서 자기 인생의 씨를 뿌리는 시기입니다. 메이저리그로 승격합니다. 2007년에는 선발 투수로서 풀타임 메이저리거까지 됩니다. 아직 큰돈을 벌지 못하지만 순탄하고 남들로부터 인정받는 인생이 펼쳐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잘 자라던 인생이 한번 심하게 꺾이는 때가 있는데 그에게는 2008년입니다.
이 시기는 씨를 뿌렸는데 싹이 돋아나지 않으니 많이 불안할 때입니다. 사실 이때 잘못된 결정을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마치 흙을 뒤집어 씨앗의 발아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리석은 일을 벌이기도 합니다. 이 때의 잘못된 판단은 여파가 오래 갑니다.
2008년부터 리치 힐에게도 반전의 운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생의 이 시기에 이르러 누구나 심한 갈등과 어려움을 겪습니다만 그에게 어려움이 의외로 크고 오래 갑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좌절하고 말았을 어려움이지만 12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자질이 하나의 이유고, 젊었던 것이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그리고 운세가 한창 상승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되는 것이 하나도 없고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도 된다는 강한 자기 확신이 있었을 것입니다.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판단하면 가능성 없는 일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었지만 본인은 ‘시련은 있지만 좌절은 없다’는 무모하리 만큼 용맹한 의지가 불타고 있었습니다.
2017년 인생의 저점에서 24년이 지난 해입니다.
인생의 저점에서 24년이 지나면 뭔가 이루어지고 좋아지며 일이 풀리는 것이 확연합니다. 힘들었지만 꾸준히 정진해 왔던 것에 대한 첫 번째 보상을 받을 때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대단하다고 할 수 없는 노장 투수는 그해 최고 선발 평가를 받으며 좋은 조건으로 FA 계약을 체결합니다.
이미 이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나이 많은 선발 투수였습니다. 그의 부상과 저니맨으로서의 이력을 보면 믿기지 않는 일입니다.
성공적인 FA 계약으로 큰 돈을 쥐었습니다만 그에게는 야구, 부상 이력, 숱한 실패, 떠돌이라는 경험이 자산으로 쌓여있습니다. 운세의 상승기 때 버리지 않고 함께 했던 그의 경험은 앞으로도 그에게 더 많은 것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리치 힐은 불굴의 의지로 온갖 고난을 극복하고 야구를 계속함으로써 큰 보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다른 선택을 했더라도 2017년 보상을 받았을 것입니다. 내용은 다르겠지만 반드시 때에 맞춰 그런 일은 일어납니다.
메이저리거의 이야기이기에 무척 드라마틱합니다만 사실 이런 역경과 고난의 개인사는 누구나 갖고 있습니다.
일이 안 풀린다는 생각을 합니다. 삶이 힘이 들지요. 이상하게 매일 좌절하고 슬퍼하고 힘들어하며 희망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하면서도 꾸준히 자기 앞에 놓인 일을 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 일이 자기 자신일 수 있습니다.
아니면 끊임없이 번민하고 회의하고 다른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좋습니다. 자기 자신을 세상에 선포할 시간이 아니기에 아직 자기의 일을 발견하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찾으세요.
다만 무엇을 하건 자기를 비하하고 자기를 부정하지 마십시오. 반드시 때가 되면 세상에 자기를 드러낼 것이며 세상이 여기저기 설치해 놓은 온갖 난관을 통과하면 세상으로부터 쓰임새를 인정받는 때가 옵니다.
우울하거나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며 자신에게 상처를 주지 마세요. 때가 되면 자기도 모르게 일이 이루어집니다. 걱정 말아요, 그대.
< 관련글>
'운명컨설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주에서 가장 힘들 때, 운명의 춘분 (0) | 2021.03.08 |
---|---|
사주, 운명과 미래를 아는 도구 (0) | 2021.02.23 |
취직난의 운명학적 이해 - 인정 받지 못 할 때 (4) | 2021.01.25 |
사업을 시작해서는 안 될 때 - 운세가 기운 때 (0) | 2021.01.08 |
일이 풀리는 때 - 시작하는 운세 (0) | 2020.12.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