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은 감각의 일종입니다. 가장 직접적인 감각입니다.
그러나 이 통증은 우리 몸에 직접적인 접촉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뇌가 만드는 것입니다.
- 목차 -
1. 너무도 중요한 감각, 통증
2. 통증과 신경계
3. 통증의 세 가지 경로
4. 통증과 정서
5. 통증을 줄이는 위로의 힘
뇌가 만드는 통증
1. 너무도 중요한 감각, 통증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선천성 무통각증이라고 합니다.
이 질환은 SCN9A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나트륨 통로가 생성되지 않아 생깁니다. 나트륨 통로가 생성되지 않으면 신경은 있지만 전기적 활성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통증이 전달되지 못합니다.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고 하면 언뜻 좋을 것 같습니다만 무섭고 슬픕니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까닭에 몸이 위험을 피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뜨거운 것을 쥐었을 때 보통 사람은 깜짝 놀라 손을 움츠리지만 무통각증의 경우 계속 쥐고 있게 되어 심한 화상을 입습니다. 무통각증인 사람에게 평범한 일상이 생명을 위협하는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끊임없이 다치고 상처를 입습니다. 통증이란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는 감각입니다.
2. 통증과 신경계
말단의 통증 감지기는 세 종류가 있는데 이들 감지기는 각각 기계적 자극, 온도, 멘톨이나 고추 같은 것의 화학적 자극을 비롯한 여러 자극에 반응합니다.
통증이 가해지면 세 가지 통증 감지기의 신경 활동 패턴과 상대적 활성도가 달라지며 신체의 같은 위치에서 오는 비통증 촉각 신호가 그러한 통증과 결합하기도 하면서 뇌에서 비교됩니다.
뇌는 받아들인 다양한 정보를 해석하고 기존 정보와 비교하고 검토하여 판단한 후 결정을 내려 몸으로 정보를 보냅니다. 그래서 자극이 가해졌을 때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를 파악하여 어떤 해석이 나타나고 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뇌신경 연결망의 활동이 곧 기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연결망 그 자체가 의미를 갖고 있는 한의학의 경락과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경락도 정경 12개와 기경팔맥이 있는데 각 경락은 고유한 주행경로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주행경로 상에 어떤 증상이 나타나거나 독특한 증상이더라도 그 증상이 특정 경락과 관련이 있으면 대개 그 경락에 있는 혈에 침을 놓아 치료합니다.
뇌영상 결과를 보면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진동이나 압력과 같은 기계적 자극과 온도, 간지럼이나 가벼운 감촉을 느낍니다. 또 정서적인 고통도 느낍니다. 다만 감각에 대한 정보와 정서적 반응이 동시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통증만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은 없고 주로 세 가지 경로가 작용하여 나타나는 것입니다.
3. 통증의 세 가지 경로
우리가 통증을 느낄 때 뇌는 말단 수용기로부터 오는 정보를 세 가지 경로로 처리합니다.
첫째 척수시상하부 경로가 있습니다.
심장박동수, 체온, 호흡, 몸통 근육 수축, 호르몬 분비등을 조절합니다.
둘째 척수시상 경로가 있습니다.
이 경로는 일차, 이차 체감각 피질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만약 이 부분이 활성화되지 못한다면 통증의 특징을 분리하지 못하고 통증이 발생한 부위를 특정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셋째 척수중간뇌 경로가 있습니다.
부완핵, 대뇌섬, 편도체, 전측대상피질로 이어지는 경로인데 이 경로를 통해서 감정적 의미가 부여됩니다.
4. 통증과 정서
통증이 발생할 때의 뇌 활동 영상을 바탕으로 파악하면 통증이란 단순한 촉각 신호와 더불어 정서적 해석이 결부된 것입니다. 통증이란 부정적 반응이 수반된 감각이고 정서적 반응이란 말단에서 전해지는 자극과는 무관하게 오직 뇌에서 일어난 반응입니다.
통증이 정서적 반응을 수반한다는 점은 통증 관리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뇌는 어떤 정보를 수신할지를 통제할 수 있습니다. 감각기관에서 보내는 정보지만 뇌가 폐기를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예를 들어 여러 사람들이 떠드는 곳에 있더라도 그 많은 이야기가 내 머리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누가 나를 부르면 그 소리는 알아듣습니다. 뇌가 그 정보는 선택하여 처리한 것이지요. 뇌는 모든 데이터를 받은 뒤, 현재의 감정 또는 인지 상태에 근거해서 받은 데이터를 지각하고 반응하는 방식을 어느 정도 바꿉니다.
그 이상의 일도 하는데 실제로 하행 신경섬유를 통해 척수로부터 어떤 감각 정보를 수신할지를 통제하기도 합니다.
이 말은 뇌가 뇌는 잠재의식 수준에서 적극적으로 통증 정보를 억누르거나 강화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어릴 때 병원 가서 맞는 주사가 그렇게도 아팠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주사 맞기 전, 병원 가면서부터 주사 맞는 아픔을 줄곧 생각했고 과거의 충격적인 주사를 기억이 반복되면서 강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과 다르게 아프다고 왜곡된 것입니다.
통증 지각이 인지적 감정적 인자들에 의해 무뎌지기도 강해지기도 함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5. 통증을 줄이는 위로의 힘
그래서 뇌가 통증을 가볍게 여기게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 통증을 줄입니다. ‘안 아프다’하고 생각하는 것, 또는 다른 곳에 주의를 유도하는 것, 안아주거나 쓰다듬거나 해서 여러 자극을 주는 것, 아니면 좀 고차원적으로 명상을 통해 통증이란 것 자체를 객관화시키는 것 등 내 생각만으로도 통증이 줄어듭니다.
물리적 통증 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자극도 뇌는 동일하게 통증으로 인식합니다.
만약 오늘 마음 아픈 일이 있었다면 토닥토닥 자기를 안아 주세요. 힘들어하는 가족을 안아 주는 것이 어떤 것보다도 위로가 된답니다.
< 뇌와 만성통증 및 치료에 관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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