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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한의학

왜 한약 먹을 때 돼지고기 먹으면 안 될까?

by Mr. Goodman 2021.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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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복용할 때 돼지고기 먹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한약을 복용할 때 돼지고기를 먹으면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약과 돼지고기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 목차 -

1. 돼지고기에 관한 식료본초의 기록

2. 기미론적 관점에서 돼지고기

3. 질병과 돼지고기

4. 체질과 돼지고기

5. 처방약물과 돼지고기

6. 돼지고기의 해독 능력

 

한약과 돼지고기


환자분들 중 한약을 먹을 때는 음식 가리는 것이 너무 많아 힘들다는 말씀을 가끔 하십니다. 그중 돼지고기와 밀가루 음식은 드시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듣는 음식입니다.

약을 처방할 때 음식에 대한 제한을 별로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몇몇 음식을 주의하라고 할 때가 있습니다. 주로 밀가루 음식입니다만 가끔 돼지고기를 콕 찍어 드시지 말라고 말씀드리고도 합니다.

돼지고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약을 먹을 때 왜 돼지고기를 먹으면 안 되냐는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1. 돼지고기에 관한 식료본초의 기록

중국에서는 육()이라면 돼지고기를 지칭할 정도로 돼지가 대표 먹거리입니다. 한자를 보더라도 수퇘지[], 암퇘지[], 새끼돼지[, ]가 각각 있을 정도입니다. 이들 한자를 보면 집()과 돼지()는 매우 가까웠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돼지고기에 대한 약효, 약성의 연구도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식료 본초(食療本草)』라는 책에서는 돼지고기를 오랫동안 먹으면 약을 먹더라도 약효가 잘 나타나지 않고 중풍(中風)에 걸릴 수도 있으며, 열병(熱病) · 학질 · 이질 · 고질병 · 치질 등의 질병에 잘 걸린다고 말하였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통증 질환과 중풍과 같은 성인병 질환에는 돼지고기를 금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기미론적 관점에서 돼지고기

한의학에서 약재와 병의 관계를 규명하는 하위 학문으로 본초학(本草學)이 있습니다. 본초학에서는 약재의 특성을 밝히는데 요즘은 약물의 성분을 분석하고 약효를 밝히고 있습니다만 과거 과학기술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기미론(氣味論)이라 하여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특징과 복용했을 때 몸에서 나타나는 반응 등을 종합하여 분석하였습니다.

기미론으로 돼지고기는 성질이 차갑습니다.

 

성질이 차다는 것이 참 주관적이고 쉽게 와닿지 않습니다만 활동성의 저하를 의미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음식이라는 것은 입을 통하여 들어와 소화관을 거쳐 대장을 지나 항문으로 배설됩니다. 찬 성질의 음식은 소화 과정에서 각 장부의 움직임을 저하합니다. 그래서 찬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되어 체하거나 배가 더부룩하고, 배가 아프며, 쉽게 설사를 일으키게 됩니다.

돼지고기를 드시면 소고기를 드셨을 때 보다 설사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아이스크림과 같이 돼지고기를 먹어보면 그 느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통 삼겹살에는 소주를 드시죠? 이것이 찬 음식인 돼지고기와 뜨거운 음식인 술의 조화 즉 음양의 조화를 이룬 음식 궁합입니다. 그런데 맥주와 삼겹살은 소주만큼 어울리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소주와 맥주를 비교하면 소주가 더 화끈한 술이어서 돼지고기와 잘 맞습니다.

 

3. 질병과 돼지고기

보통 음식을 드실 때는 음양의 조화가 이루어진 것이 좋습니다.

약으로 치료하는 것 역시 음양의 조화를 우선으로 삼습니다. 특히 몸에 병이 났다는 것은 몸이 정상상태 즉 균형을 잃었다는 의미이기에 균형을 잃게 된 원인을 파악하여 이를 제거하는 것이 치료이고 한약으로 균형을 맞추고자 했습니다.

 

항상 먹는 음식은 성질이 무난합니다. 이것과 달리 약은 기운이 한쪽으로 많이 쏠려 있습니다. 이렇게 편향된 성질이 있기 때문에 어그러진 몸의 균형을 되돌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약과 음식의 성질이 서로 상충해서 약효가 떨어지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음식의 성질이 지나치게 강한 것은 약에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성질이 차가운 병증에는 따뜻한 약을 주로 쓰므로 찬 음식 · 날 음식 · 지방질이 많은 식품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약은 질병을 일으킨 외부적 요인을 직접 제거하기도 합니다만 질병에 걸릴 수밖에 없었던 약해진 체력과 장부를 개선하는 것도 고려합니다.

오늘날 관점에서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체온이 상승할 때 면역력은 더욱 강해집니다. 약해진 체력과 장부를 개선할 때는 대체로 따뜻한 성질의 약을 쓰게 됩니다.

그래서 보통의 경우 돼지고기와 한약은 서로 기운이 상충하게 되어 한약을 드실 때 돼지고기를 드시지 말라고 합니다.

특히 보약은 체력과 장부를 강화하는 효능이 강해 따뜻한 성질을 지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대부분 한약 처방을 받으면 돼지고기 삼가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4. 체질과 돼지고기

체질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돼지고기의 성질은 차므로 그 효능은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습니다.

사상의학에서는 사람을 네 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각각의 체질에 따라서 돼지고기가 맞는 체질이 있고 맞지 않는 체질이 있다고 봅니다.

소양인은 비대신소(脾大腎小)하기 때문에 위장에 열이 많은 체질입니다. 이런 체질은 돼지고기가 좋습니다.

반면 태음인은 살이 쉽게 찌는 체질로서 고혈압·중풍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이나 성인병에 쉽게 걸립니다. 그리고 소음인은 소양인과는 반대로 신대비소(腎大脾小)하여 소화기가 약한 사람입니다. 이 두 체질의 사람은 자극성이 강한 음식이나 지방질이 많은 음식, 성질이 찬 음식은 좋지 않으며 돼지고기가 좋지 않습니다.

 

5. 처방 약물과 돼지고기

약재와의 궁합도 중요합니다.

한약재 중에서 돼지고기와 상극(상반)인 약재가 몇 있는데, 그 약재가 들어간 한약일 경우 돼지고기를 먹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약재 중 대표적인 것이 길경입니다. 길경은 도라지인데 담을 제거해 주는 효과가 있어서 많이 사용하는 한약재입니다. 길경이 들어간 한약을 먹을 때는 그와 상극인 돼지고기를 드시지 말라고 합니다.

 

반찬으로 드시는 도라지와 돼지고기를 같이 먹어서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약재로 쓰는 길경은 수치를 한 상태여서 음식으로 먹는 도라지와는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또한 도라지는 길경과는 달리 약효가 강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돼지고기를 드시면서 도라지를 같이 드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6. 돼지고기의 해독능력

그리고 돼지고기는 해독성이 아주 뛰어납니다.

식물들은 뜯어 먹히지 않기 위해 자체적으로 독성을 갖고 있는데 이러한 식물의 독성을 이용하는 것이 한약입니다. 그런데 돼지고기는 중금속을 포함하여 많은 물질의 독성을 해독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돼지고기가 독성을 해독하니 한약의 약효가 떨어지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섭취를 금하는 것입니다.

 

해독 효과가 뛰어난 식품이 하나 더 있는데 녹두입니다.

돼지고기에 녹두전과 청포묵 여기에 막걸리 한 사발을 곁들이면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리며 내 몸에 쌓인 독소도 해독하여 깨끗해질 것 같습니다.

 

삼겹살
삼겹살에 소주는 인생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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