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유형성숙(幼形成熟, neoteny)이라는 독특한 방향으로 진화하였습니다.
성체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어린아이의 모습을 갖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유형성숙이 남자와 여자에게서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요, 남자와 여자가 영원한 타인인 까닭이.
- 목차 -
1. 인간 진화의 특징 - 아기처럼
2. 남성의 유형성숙
3. 여성의 유형성숙
4. 남녀 유형성숙 차이의 원인
남자와 여자의 뇌에서 나타난 유형성숙의 차이
1. 인간 진화의 특징 - 아기처럼
대부분의 동물은 새끼 때의 모습과 성체 때의 모습이 다릅니다. 가장 가까운 강아지나 고양이만 봐도 그 차이를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류는 진화과정에서 유형성숙(幼形成熟-neoteny)이 선택되었습니다.
어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모습을 더 많이 갖는 형질이 선호되었다는 말입니다.
인간이 유형성숙을 했다는 것은 유일하게 어른이 되어서도 인간만이 ‘논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동물들을 관찰하면 새끼 때는 활발한 호기심을 보이고 또 장난을 많이 칩니다. 그리하여 생존을 위한 사냥 기술을 익히거나 집단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웁니다. 그러다가 성장을 한 후에는 이런 습성을 잃어버립니다.
새끼 고양이는 활발합니다. 모든 것에 호기심을 보입니다. ‘Curiosity killed the cat.’이라는 영어 속담이 있을 정도입니다.
호기심과 발랄함이 가득한 고양이가 ‘우다다’로 통하는 활동기를 지나 어른이 되면 잠만 잡니다. 잠자거나 털을 뿜는 것이 고양이의 일과입니다.
인간은 어른이 되어서도 끊임없이 놉니다. 먹이를 찾아야 하는 것과 무관한 일을 끊임없이 합니다.
노는 것의 형태가 연구가 될 수도 있고 운동이 될 수도 있고 여행이 될 수도 있고 음악이 될 수도 있지만 끊임없이 놀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노는 것의 원동력은 마르지 않는 호기심입니다.
2. 남성의 유형성숙
온갖 것에 호기심을 갖고 열심히 놀려는 성향은 남성에게 더욱 두드러집니다. 남성의 경우 정서적 측면에서 유형성숙을 한 것이지요. 대신 육체적인 변화는 놀랍습니다. 귀여운 볼살을 갖고 있던 아기의 모습은 성인 남성에게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아기 같은 모습을 한 남성은 알게 모르게 성적으로 덜 성숙했다는 인상을 줍니다.
대부분의 남성은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으로 수염과 털이 나고, 몸에 근육이 붙어 아기 때의 보송보송함은 사라져 버립니다.
하지만 생각하는 것은 여전히 아기 같습니다.
무모하게 보이는 행동을 서슴지 않고 합니다. 패러글라이딩이나 자동차 경주 같은 것을 하는 사람의 대부분이 남자입니다.
육체적인 한계를 떠나 다치기 딱 좋은 온갖 짓거리는 남자의 몫입니다. 남자는 호기심의 충족을 위해서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죠.
남자가 사냥을 해야 하고 또 사냥은 목숨을 내놓는 것이기에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한 진화의 산물이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3. 여성의 유형성숙
반면 여성은 육체적으로 유형성숙의 진화를 택했습니다.
여성은 남성보다 많은 지방질을 가지고 있으며 근육량은 훨씬 적습니다. 지방질은 체형을 동그랗게 하여 아기처럼 보입니다.
목소리도 어린아이처럼 훨씬 높죠. 피부 또한 남성에 비해 훨씬 부드럽습니다.
지금도 ‘아기 같은 피부’를 만들어 준다고 화장품 광고는 끊임없이 유혹합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아기 같은 외모가 선호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여성은 정신적으로는 어릴 적의 유아기적 사고를 벗어던지고 감각적이고 감성적인 측면을 발달시켰습니다. 여성은 사회 활동을 위해 필요한 공감 능력이 더 뛰어납니다.
여성은 정신적으로는 유아기의 모습을 버렸지만 육체적으로는 오히려 아기의 모습을 더 가진 쪽으로 발전했습니다. 반면 남성은 육체적인 변화는 확연하지만 정신적, 감각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아이처럼 왕성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험가적 정신, 기업가적 혁신이라는 말로 칭송되는 것도 이런 호기심의 다른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인류가 집단생활을 하면서 선호되는 형질이 남녀에 있어서 달랐기에 유형성숙의 방향이 차이를 나타냅니다.
4. 남녀 유형성숙의 차이 원인
진화에서 선택압이 작용합니다만 그런 형질을 만드는 것은 유전자에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의 가장 근본적 차이는 몸, 특히 생식기에 있습니다.
여자는 XX, 남자는 XY 염색체를 갖고 있습니다. 남녀의 차이를 결정짓는 가장 큰 원인은 Y염색체입니다.
태아가 6주 정도가 지나면 성염색체 유전자의 발현으로 성별이 결정됩니다.
남자의 경우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을 만드는 세포들이 발달합니다. 여기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남성 성기를 발달시키도록 촉진합니다.
반면 XX 유전자를 지닌 여자 태아는 남성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여자아기로 성장합니다.
즉 염색체와 태아 발생 중 남성호르몬 노출 정도 두 가지 원인에 의하여 성별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염색체에 의한 세포의 형성과 형성된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성별을 결정짓는 요인입니다.
남성 호르몬에 의해 성이 결정되는 이 시기는 동시에 뇌의 구조가 형성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호르몬에 의해 뇌의 기본 배선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생식기의 모양처럼 뇌도 다른 모양으로 형성이 됩니다.
쥐를 관찰한 바로는 호르몬의 변화에 따라 시상하부와 대뇌피질의 좌우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태아의 발달 과정에서 남성 호르몬의 영향에 의해 몸과 뇌가 달라집니다.
또한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사춘기에 이르면 현저해집니다. 사춘기는 성호르몬의 양이 급격하게 증가할 때입니다. 결국 사람의 외모도, 성격도 호르몬에 강한 지배를 받는다 할 수 있습니다.
질병도 남녀에게 차이가 있습니다.
남자는 오른쪽 여자는 왼쪽에 생긴 중풍의 치료가 힘들다고 동의보감에 쓰여있습니다.
한의학의 원전인 내경 소문의 옥판론요편(玉版論要篇)에도 병의 남녀 좌우에 관한 언급이 있습니다.
터무니없는 것 같으나 근육, 관절 질환으로 오시는 분들을 보면 여성 환자는 왼쪽이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참 신기합니다.
결국 남녀는 서로가 다른 몸으로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다른 뇌로 세상을 이해하며 표현하고 있나 봅니다.
그래서 남자는 화성에서 왔고 여자는 금성에서 왔다는 말이 틀린 말도 아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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