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 향상하여 공부 잘하는 법

기억이라는 것을 누구나 매일 경험하고 잘 알고 있다고 여깁니다. 보통 공부하면서 외우는 행위를 기억이라 합니다.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이 기억이라는 기초 위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삶과 나의 정체성 자체가 곧 기억이라 하겠으나 기억은 학습과 관련해서 가장 크게 와 닿습니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 기억력이 향상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누구나 갖고 있습니다.

공부를 잘할 수 있게 하는 기억력을 향상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기억력을 향상하여 공부 잘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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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은 기억하는 것

 

1. 외워야 할 것들의 스토리를 만드세요.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은 신경을 타고 전기 신호의 형태로 뇌에 전해집니다.

전기 신호를 뇌는 분류하고 조합한 후 우리는 인지합니다.

우리가 경험하고 인지하는 현상과 뇌로 들어가는 정보는 다릅니다.

 

'apple'을 보면 무엇을 말하는지 이 단어를 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그러나 ‘apple’이 머리에 떠오르기까지 뇌는 많은 일을 합니다. 알파벳 글자의 모양이 곡선, 수직선, 수평선 등으로 세세하게 쪼개어지고 높이, 좌우, 배경에 있는 종이와의 경계 등이 각각의 데이터로 나뉘어 전달됩니다.

신호를 처리하는데 전문화된 부위에서 각 신호를 해석한 후 뇌의 네트워크에 있던 apple이라는 형태와 동조하는 연결망이 동시에 발화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apple을 단순한 그림 글자가 아니라 정보로서 재조합하여 머릿속에 떠올립니다.

 

인식경로

그래서 기억을 잘하는 첫 과정은 연결망의 확보입니다. 연관 고리를 많이 만드는 것입니다.

'apple'을 '사과'라고 부르는 발음, 맛, 모양, 아이폰, 백설공주 등 다양한 경험의 축적 즉 기억하고 있는 것들과 연관을 맺어놓으면 기억이 훨씬 잘 될 뿐만 아니라 회상도 훨씬 잘 됩니다.

 

공부할 때 이것을 활용하는 방법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나무, 자동차, 모자 세 가지를 기억한 후 대략 1분이 지나 물어보면 세 가지를 모두 떠올리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더운 날 나무 아래 자동차를 세워두고 모자로 부채질했다.’라고 외우거나 아니면 그런 장면을 연상하면 거의 까먹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흥미를 유발하면 기억을 할 때 필요한 에피네프린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많이 배출됩니다. 그러면 그 기억은 쉽게 공고화합니다. 남자의 경우 성적인 이야기로 기억하는 것이 오래갑니다. 호기심이 발동하여 신경전달물질이 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12뇌신경 외우는 법을 알려드리고 싶은데 필자의 인격이 의심받을 수도 있어 개인적인 암기법을 공개하지 못하겠군요. 들으면 거의 한번에 외울 수 있는데.

 

2. 이미지를 만드세요.

 

기억은 해마가 만든다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해마에 기억이 저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해마는 기억을 형성하는 장소로서 공간에 관한 정보를 처리합니다.

뇌의 후두엽은 오직 시각 정보만 처리하며 두정엽을 비롯하여 넓은 부위가 시각을 담당합니다. 그만큼 인간은 시각 정보에 민감합니다.

 

학습을 통해 기억을 만들 때도 해마의 강점인 공간, 시각적 이미지를 결합하면 효과가 좋습니다. 실험을 해 보겠습니다.

‘씨앗, 흙, 바람, 여행, 생명, 목화, 민들레, 날개, 단풍나무, 프로펠러, 그림책’을 외웁니다. 잘 안 됩니다.

이제, 이것을 자기가 익숙한 공간에다 배치해 봅니다. 아래는 제 기준입니다.

 

한의원 문손잡이에 한약재 ‘씨앗’이 주렁주렁 걸려 있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현관이 ‘흙’밭입니다. 에어컨이 따뜻한 ‘바람’을 일으킵니다. 신발장 옆에 ‘여행’ 가방이 있고 접수대 ‘생명’과학책이 있습니다. 소파엔 ‘목화’로 만든 패드가 깔려 있습니다. 바닥에 민들레가 있는데 약재에서 흘렸나 봅니다. 독수리 ‘날개’ 사진이 걸려 있는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벽에 캐나다 국기 ‘단풍나무’가 ‘프로펠러’처럼 돌고 있고 책상엔 ‘그림책’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야기의 논리성도 필요 없고 익숙한 공간, 물건에 외워야 할 것을 붙여만 두면 됩니다. 우선 걸어 놓은 다음 다시 처음부터 그 동선을 따라 움직이면 이미 기억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기가 익숙한 공간에다 붙여보세요. 재미있을 겁니다.

아니면 몸에다 붙여도 됩니다.

 

오래된 기억술의 한 방법입니다. 공간 이미지를 형성하여 거기다 외울 것을 걸어두는 것입니다.

기억을 만드는 해마를 가장 잘 활용하는 기억 방법이라 하겠습니다.

 

3. 공부는 하나만 파고들지 말고 바꿔가며 하세요.

 

4가지 과목을 4주 28일 동안 배울 때, 한 과목을 다 배우고 다른 과목을 배우는 것과 모든 과목을 조금씩 꾸준하게 배우는 것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일까요?

한 과목을 다 배웠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는 동안 반복하지 않으면 결국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각 과목을 조금씩 꾸준히 배우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심리학자 에빙하우스가 발견한 시차 두기 효과입니다. 단어 12개를 외울 때 3일에 걸쳐서 38번 암기하는 것이 하루에 68번 집중적으로 암기하는 것만큼 효과적이라고 했습니다.

읽기를 배우는 어린아이의 경우에도 매일 6분 동안 1번 읽는 것보다 매일 2분 동안 3번 읽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기술을 익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술 능력을 키우는 데도 시차 두기가 도움이 됩니다. 외과 수련의 경우에 매주 1번씩 4주 동안 미세 수술을 하는 것이 하루에 4번 미세 수술을 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입니다.

 

효과적인 학습을 위하여 복습에 시차를 두어야 하고, 한 분야에서 다른 분야로 충분히 교대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한꺼번에 많이 하기보다 조금씩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4. 테스트를 하세요.

 

학생들에게 집중하여 글을 읽게 합니다. 한 그룹은 2분 뒤에 그 글을 다시 읽게 합니다. 다른 그룹은 처음 읽었던 글에서 기억나는 내용을 모두 적게 했습니다. 1주 뒤 치른 시험에서 글에서 기억나는 내용을 적었던 학생들이 2번 읽은 학생들보다 훨씬 많이 기억했습니다.

 

반복하여 공부하면서 외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니면 혼자 스스로 질문을 하거나 스스로 강의를 해도 좋습니다.

공부하는 시간을 줄이고 공부한 내용에 대해서 혼자 질문을 해보거나 다른 사람을 통해서 질문을 받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더 낫습니다.

 

5. 학습한 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충분히 잠을 자야 합니다.

 

잠을 잘 때 수면의 깊이에 따라 뇌파가 달라집니다. 기억은 서파 수면이 중요합니다.

뇌파 파형의 마루에 있을 때는 활동하는 뉴런들의 개수가 많습니다. 반면 활동하는 뉴런이 적으면 파형이 골짜기로 내려갑니다. 서파 수면은 많은 뉴런들이 동시에 활동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서로 떨어져 있는 뇌 영역들 사이에 전면적인 동시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로 떨어져 있는 뇌 영역들은 이 동시화 현상을 이용해서 정보를 교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수면서파

 

기억하게 되면 이 기억은 뇌 심부에 있는 해마에 잠시 저장됩니다. 기억이 강화되고 계속 유지되기 위해서는 해마에서 대뇌 피질로 기억이 옮아가야 하는데 해마와 대뇌 피질 사이의 정보 교환은 뇌의 동조를 이용합니다.

무의미한 ‘에이, 피, 피, 엘, 이’가 기존에 있던 사과라는 거대한 기억의 정보망에 연결되는 것이지요.

 

욕심을 부려 눈을 뜨고 밤을 새워 공부하지만 몸과 머리만 지치게 할 뿐 남는 것은 없습니다. 비록 다 읽지는 못할지라도 잠을 자면 공부한 것은 확실하게 훨씬 더 많이 기억할 수 있습니다.

 

잠자는 시간 더 잘 기억하기 위해 오늘 공부한 것을 눈으로 쓰윽 훑어보세요.

자기 전이니 욕심부리지 말고 무엇을 보았는지, 제목만이라도 몇 분에 걸쳐 정리하면 됩니다. 몰라도 괜찮습니다. 이제 잠자는 동안 진정한 자기화가 일어납니다.

 

6. 요약 정리

 

글이 많이 길어져 정리하겠습니다.

 

1) 스토리를 만들어 외우자.

2) 여행하듯이 공간에다 외울 것을 걸어두자.

3) 하나만 집중적으로 하지 말고 수시로 과목을 바꾸자.

4) 공부하고 테스트를 하자.

5) 잠 자기 전 가볍게 정리하고 푹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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