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일기예보를 봅니다. 온도, 맑고 흐림, 눈, 비, 그 외 황사나 미세먼지, 오존, 태풍이나 돌풍 등 일기예보를 보고 미리 준비를 합니다.
날씨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금보다 농경사회였던 옛날이 훨씬 더 컸습니다. 당장 농사가 날씨에 절대적으로 좌우되었고 옷도 부실했을 테니 날씨에 따른 건강 문제도 컸을 겁니다.
한의학에서는 크게 병을 외감(外感)과 내상(內傷)으로 나누는데 외감은 바깥 기운 때문에 생긴 병이라 보면 됩니다. 그만큼 외부 환경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크게 여겼습니다.
우리는 날씨를 일기(日氣)라고 합니다. 하루의 기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람의 생명 활동은 기의 작용이라 여겼기에 일기는 사람의 기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았습니다. 만약 몸의 기운과 밖의 기운이 조화되지 못하고 바깥의 나쁜 기운에 몸을 손상하면 외감병에 걸립니다. 주로 외감병을 일으키는 큰 요인은 감기처럼 차가운 기운입니다.
경락과 경혈을 통해서 우리 몸은 자연과 교감을 하게 됩니다.
자연의 변화는 태양의 움직임에 의해 일어납니다. 낮과 밤이라는 음양으로 하루가 이루어지고 사람도 하루를 기준으로 일주기에 맞춰 몸이 바뀝니다.
낮에는 음기보다 양기가 많아 우리 몸은 양기를 더 많이 받습니다. 우리 몸은 자연에 충만한 양기를 경락에 있는 각 경혈을 통하여 받아들이고 또한 그 기운을 발산합니다. 물론 밤에는 반대의 모습이 드러나기에 낮과 밤의 몸 상태나 정신적 작용이 차이가 나는 것이지요.
일주기를 시간으로 쪼개면 낮과 밤이라는 이분법보다 조금 더 엄밀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12개의 지지 코드를 사용하여 12 시진으로 나누었습니다.
자연이 새벽, 아침, 낮, 저녁, 한밤이 모두 다르듯 사람의 몸도 자연에 맞춰 달라집니다. 하루 12개의 시진에 맞춰 우리 몸도 다양하게 바뀝니다.
혈압, 체온, 호르몬 분비량, 근육의 민감도, 뇌의 활동, 감정 변화까지 시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것이 자율적으로 조절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자각하지 못할 뿐입니다.
자연의 기운은 어떤 경로를 통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한의학은 경락과 경혈이라고 봅니다. 12개의 경락은 12 시진과 일맥상통합니다. 각 경락은 관장하는 기운이 다릅니다. 태양, 태음, 소양, 소음, 양명, 궐음 경락이 수족 방향으로 흘러 12개의 경락을 이루는데 육기(六氣)라고 나누어 각 경락에 흐르는 주요한 특징을 구분하였습니다.
한열조습(寒熱燥濕)의 기운이 흐르는 12개의 경락이 하루 12 시진의 변화에 응하여 소통합니다.
경혈이 경락의 기운을 더 많이 보내고 또는 적게 보내는 관문의 역할을 합니다. 동시에 바깥의 기운에 대해서도 관문의 역할을 합니다. 그리하여 12 시진에 맞춘 자연의 기운이 12 경락의 특정혈을 통하여 들락거리고 사람과 자연은 상응할 수 있습니다.
자연의 기운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한의학의 이론은 침법에도 녹아있습니다. 어떤 시간에는 어떤 기운이 강하기 때문에 어떤 혈이 강하게 반응을 한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운기(運氣) 침법이라고 부를 수 있겠네요. 기운의 변화에 따른 침법이라는 말입니다.
혈자리를 선택하는 방법에 따라 영구팔법(靈龜八法), 비등팔법(飛騰八法), 자오유주법(子午流注法) 등이 있습니다.
날과 시간에 맞춰 열리는 혈자리의 계산은 주역이나 고대 동양의 천문학에 근거합니다. 어렵습니다. 운기 침법의 논리는 경험에 기초했다기보다는 연역적입니다. 이미 가설과 검증으로 이론화된 과학적 명제에서 유추한 논리라면 임상에서 효과가 날 것입니다만 혈자리 선택의 근거를 주역에서 찾기에는 너무 형이상학적입니다.
임상에서 활용한 결과를 보고한 논문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거의 활용되지 않습니다. 검증된 다른 치료법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 침법이 사람과 자연과의 조화와 소통이라는 시각을 열어줍니다.
개인적으로 이 침법을 활용합니다. 표를 만들어 놓고 슬쩍 컨닝을 합니다. 주기가 흐트러진 질환에 보조적으로 한 두 개 더 추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불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생리의 주기가 일정하지 못한 경우에도 추가합니다.
불면에 주로 쓰는 혈자리들이 있고 좋은 결과를 얻습니다만 매일 달라지는 혈자리 한 두 군데가 도움을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통증이나 다른 불편한 증상이 주기성을 갖고 있다면 한의원이나 병원에서 상담할 때 말씀을 하세요. 질병의 한 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더라도 좀 더 좋은 침과 약의 처방을 할 수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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