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뇌를 가지면 진화 과정에서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인류는 커다란 뇌를 발달시켰는데 초기 인류의 조상보다 훨씬 뛰어난 동물인 사자나 코끼리는 왜 뇌를 발달시키지 않았을까요?
인류만이 뇌를 발달시킬 수 있었던 노하우가 있었을까요?
최근까지 같은 진화의 길을 걷던 인류와 가장 가까운 침팬지와 달리 인류가 커다란 뇌를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모든 동물은 뇌를 갖고 있습니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는 뇌의 많은 부분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류는 다른 동물과 달리 대뇌 피질이 극단적으로 발달했습니다. 비교할 수 없이 커다란 대뇌피질이 인류를 다른 동물과 구별하는 진화의 산물입니다.
자연 속에서 사냥을 하고 또 살아남기 위해 공통적인 포유류의 뇌만 갖고 있어도 충분합니다. 이미 번성하는 포유류가 이를 증명합니다.
커다란 대뇌는 무리 내에서 사회적 경쟁자들을 물리치는데 도움을 줍니다. 무리가 단순한 군집이 아니라 사회 구조를 이루면 서열을 결정하는 데 있어 물리적 힘보다 사회적 지능이 더 중요합니다. 융통성 있는 동맹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합을 맺고 경쟁자를 따돌리며 그 후에 이들을 관리하는 데 있어 필요한 것은 높은 사회적 지능입니다.
동맹 관계를 관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각 개체가 좋은 동맹 대상을 찾아 서로 경쟁해야 하는 데다, 동맹 관계는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고 기분과 전략을 끊임없이 평가하고 자기의 전략을 계속 수정해야 합니다. 복잡 미묘한 정치의 세계에서 각 개체는 서로를 속이고 위장하며 자신의 기분을 숨기기도 합니다.
뇌가 커야만 복잡한 사회관계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뇌가 크거나 대뇌 피질의 양이 많은 영장류들은 뇌가 작은 원숭이들에 비해 더 큰 집단을 이루어 밀접한 사회적 관계를 맺습니다. 대외적으로 더 효율적인 협동 작업이 가능해집니다.
즉 뇌는 복잡한 사회 관계망을 유지하기 위해 발달했고, 그 역도 성립합니다. 애초에 사회를 이루지 않는 동물은 뇌가 발달할 필요가 없었으며, 뇌가 작은 동물은 사회 관계망을 만들 수조차 없었습니다.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뇌를 가진 종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 영장류의 생존 전략은 발달된 뇌를 이용하여 사회를 구성하는 것이었습니다. 고도의 정치적 행위를 침팬지 무리는 보여줍니다.
영장류와 같은 복잡한 정치적 행위는 없을지라도 무리 생활을 하는 사자나 하이에나도 이런 모습을 보입니다.
사회적 생존을 위해 종 내부에서의 경쟁을 위해 대뇌가 특히 발달한 것입니다.
공동의 조상에서 떨어져 나온 침팬지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왜 다른 길을 가게 되었을까요? 사회적 지능이 중요한 집단생활을 하는 침팬지는 왜 인류에 비해 작은 뇌를 갖고 있을까요?
바로 음식입니다. 인간의 뇌 크기가 주목할 만큼 증가한 사건은 음식의 질 향상과 관계가 있습니다.
침팬지의 뇌는 350~400cc이고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450cc입니다. 인류의 조상은 이미 훨씬 큰 뇌를 가졌습니다. 침팬지와의 신체적 크기를 고려하면 뇌의 상대적 크기는 차이가 더 납니다.
사실 뇌는 무척 비싼 사치품이라 할 수 있는 기관입니다. 사람의 경우 기초대사량의 20%는 무조건 뇌가 소비합니다. 60kg 성인 몸무게의 2%인 1.4kg이 뇌의 무게입니다. 부피에 비해 10배나 많은 에너지를 뇌는 소비합니다. 과도합니다. 영장류는 13%, 다른 포유류가 8~10% 정도의 에너지를 뇌가 소비합니다. 인간의 뇌가 아주 크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비싼 사치품을 많이 갖고 있는 셈입니다.
비쌀뿐더러 유지비도 많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최우선적으로 뇌에 에너지가 공급됩니다. 잠을 잘 때도 뇌에는 에너지가 공급되어야 하며, 전염병이 돌거나 극심한 기아 상태에서도 뇌에는 일정한 에너지가 항상 공급됩니다. 극심한 기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이 못 먹어서 배가 볼록하고 뼈가 드러날 정도로 약해졌더라도 뇌는 멀쩡합니다.
짧은 순간이라도 뇌세포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뉴런은 죽습니다. 소위 중풍입니다. 뉴런은 항상 활성화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뇌로 유입되는 에너지는 항상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뇌에는 영양분이 항상 일정량 공급됩니다. 일을 하든 하지 않든 말이지요.
더군다나 뇌는 오직 포도당만 섭취합니다. 포도당은 정제되고 정제된 비싼 연료입니다. 뇌를 보면 끊임없이 좋은 음식을 내어놓으라고 하는 탐관오리의 가렴주구가 떠오를 지경입니다.
진화 과정에서 비효율성은 도태됩니다. 뇌에 있어서도 대부분의 동물은 생존에 도움이 되는 선에서 발달을 멈춥니다. 뇌의 진화는 신체와 에너지 대사를 고려하여 균형을 잡고 멈춥니다.
에너지를 근육을 키우거나 감각기관을 예민하게 하거나 아니면 독을 만들거나 다른 방향에 소비하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그런데 인류는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무모하게 보입니다만 그것이 가능한 것은 그만큼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류는 어떻게 해서 뇌에 이렇게도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었을까요? 어떤 특성 때문에 다른 종에 비해 더 많은 포도당을 뇌에 공급할 수 있는 것일까요?
첫째로는 음식을 많이 먹었을 것입니다. 가장 큰 원인일 것입니다만 다른 강력한 동물에 비해 더 많이 먹지는 않았을 것이고,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었던 강한 포식자들은 뇌를 인간만큼 발달시키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이유가 추가되는데 인류가 뇌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하여 다른 부분을 희생했기 때문입니다. 인류의 체중 대비 기초대사율이 다른 영장류와 비슷한 와중에 여분의 에너지가 뇌로 공급되려면 신체의 다른 부분에 공급되는 에너지가 그만큼 감소해야 합니다. 트레이드오프는 필연입니다.
인류는 뇌를 발달시키고 소화기관을 퇴화시키는 진화가 동시에 나타났습니다.
영장류 전체에 걸쳐 체중 대비 소화관의 무게가 상당한 편차를 보입니다. 편차는 바로 음식의 질 때문입니다.
* 글이 한 번에 읽기에 너무 길어져서 두 개로 나눕니다.
아래 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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