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좋은 사람은 부럽습니다.
노력을 그다지 많이 하지 않아도 금방 외우고, 수학이나 물리 같은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술술 풉니다. 문제 해결하는 것을 보면 생각도 못한 방법으로 답을 찾습니다. 참 부럽습니다.
좋은 머리는 결국 타고납니다. 유전의 영향이 큽니다.
그러나 유전이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장기의 환경적 영향이 오히려 더 중요합니다.
운동 - 기억력이 좋은 뇌를 갖기 위한 최고 방법
1. 뇌에 좋은 환경이란
좋은 머리를 갖게끔 뇌에 좋은 환경이란 어떤 것일까요?
몸을 쓰는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것을 누구나 압니다. 그러나 이 운동이 뇌에도 엄청난 이익을 안겨 준다는 사실은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시카고 근교의 한 학교에서 0교시 체육수업을 했고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체력 향상뿐만이 아니라 학업 성적이 현저하게 오른 것입니다.
운동선수가 운동을 별로 안 하는 사람들보다 응용문제를 더 잘 푸는 것을 확인한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개인만 놓고 보면 운동 능력이 인지능력을 향상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만 운동을 많이 하고 몸이 건강한 평균적인 학생들이 학교 성적도 더 낫습니다.
2. 운동과 해마의 부피 증가
운동이 뇌에 어떤 변화를 일으킨 것일까요?
운동을 많이 하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해마가 한층 더 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마는 기억을 만드는 곳입니다. 보통 기억이라고 하는 것은 엄밀히 말하여 서술 기억입니다. 하나 외웠습니다, ‘기억을 만드는 곳은 해마’. 또 다른 기억을 볼까요, 퇴근할 때 갖고 오라 한 물건이 몇 개 있습니다. 보통 생각하는 학습과 관련된 기억은 아니지만 역시 기억입니다.
이 기억이 우선 해마에 입력되고 저장됩니다. 그러다가 반복된 학습을 통해 대뇌 전체에 퍼져 있는 거대한 기억망에 회로로 성립하면 장기기억으로 남게 됩니다. ‘기억을 만드는 곳은 해마’라는 사실을 시험을 치거나 여러 차례 반복해서 외우면 알게 됩니다. 보통 이것을 기억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 퇴근 때 사야 할 물건은 퇴근 때까지 기억하고 물건을 샀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냥 폐기됩니다.
우선은 해마가, 다음은 대뇌의 네트워크가 기억을 담당합니다.
해마의 부피가 크면 기억을 잘할까요?예, 그렇습니다. 해마의 부피와 기억력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운동은 아이들의 해마를 키우고, 그로 인해 해마의 능력 또한 좋아집니다. 아이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3. 혈관화(vascularization)
운동을 한 후에 해마의 혈류가 증가합니다.
많은 혈액이 더 많은 산소를 운반함으로써 해마에 양분을 공급하고 해마의 활동이 활발해집니다.
꾸준히 규칙적으로 운동할 경우 해마에 혈관화(vascularization) 현상이 나타납니다. 혈관화란 기존의 혈관으로부터 혈관 세포가 자라나는 것으로 주로 모세혈관이 뻗어 나가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혈관이 좀 더 강해지고, 새로운 혈관이 생겨납니다.
혈관화가 해마에만 선택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운동을 하면 해마뿐만 아니라 뇌 전체로 혈류가 증가합니다. 만일 뇌혈관 용량이 충분하지 못하면 새 혈관이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어릴 때 뇌를 많이 쓰고 운동을 많이 할수록 혈관화를 통해 좀 더 성능이 좋은 뇌가 만들어집니다.
산소가 잘 공급되는 뇌는 뇌가 자기 기능을 충실히 펼칠 수 있는 좋은 뇌라 할 수 있습니다. 농구 선수로 말하면 우선은 키가 큰 것에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뇌의 인지능력 발달 이전에 뇌 자체의 하드웨어가 뛰어난 것입니다.
운동이 이런 뇌를 만듭니다.
그리고 성인에게도 혈관화로 새로운 혈관의 생성이 가능합니다.
쥐를 통한 실험에서도 혈관의 생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억지로 운동을 시키고, 미로를 찾거나 외줄을 건너야 하는 등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게 한 쥐 집단은 혈관이 새로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4. 운동과 학습
여기에 더하여 까다로운 학습 과제까지 수행해야 했던 쥐들은 소뇌의 시냅스가 더 빡빡해졌습니다.
영양분이 쉽게 공급되는 뇌는 적극적으로 학습을 하면서 뇌에 기억을 새긴 것이지요. 운동은 뇌가 더 많은 기억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뇌의 기초 체력을 높여줍니다. 그러나 시냅스 생성은 운동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좋은 머리를 가지려면 머리의 운동, 즉 학습을 해야 합니다.
우리 뇌에 좋은 영향을 주려면 두 가지를 해야 합니다.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것과 뭔가 배울 내용이 있는 것과 연계해서 몸을 쓰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그림을 배우거나, 악기를 배우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게으름을 던져버리고 운동을 해야 우리 뇌가 좋아진다는 말입니다.
훌륭한 운동선수는 체력과 기술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운동은 뇌에 체력을 학습은 뇌에 기술을 줍니다.
5. 운동과 뇌의 변화
학교에서 새로운 내용을 습득하면 신경 세포의 시냅스가 늘어납니다.
해마에서 학습과 관련하여 새로 생긴 신경은 용도에 따라 각각의 대뇌피질 영역으로 옮겨간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대뇌에서 기존의 시냅스 연결망이 더욱 강화됩니다.
여기에 운동이 더해지면 혈관까지 새로 생깁니다.
만약 아이들이 하루 종일 책상 앞에만 앉아있지 않고 학습과 운동을 병행한다면 아이들은 훨씬 강력한 뇌를 갖게 되는 셈입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입니다.
운동을 많이 하는 노년층은 혈관화가 활발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시냅스 생성이 더 쉽게 많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N-아세틸 아스파르트산염이 뇌에서 증가합니다. N-아세틸 아스파르트산염은 뉴런을 건강하게 하여 노화에 따른 대뇌피질의 수축을 지연시킵니다. 나이가 들면 줄어드는데 운동을 하면 늘어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운동은 뉴런 생성과 혈관 생성, 시냅스 생성, N-아세틸 아스파르트산의 증가로 인해 뇌에 좋습니다.
우리가 별로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 뇌는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없애버립니다. 만약 운동을 안 하여 뇌에 많은 혈액이 필요하지 않을 경우 혈관도 줄어듭니다. 이로 인해 뇌의 노화가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운동과 학습은 음식을 먹거나 잠을 자는 것과 마찬가지로 당연히 해야 하는 것입니다.
6. 적당한 운동량은 얼마인가
쥐 실험에서 마음 내킬 때만 운동할 수 있게 쳇바퀴를 넣은 자발적 운동 집단은 혈관생성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보통 속도의 걷기와 빠르게 걷기, 달리기는 모두 신경 세포의 생성과 혈관 생성, 시냅스 생성, N-아세틸 아스파르트산염의 증가에 도움을 줍니다.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개인차가 심합니다.
무리하여 속도를 높이거나 경쟁적으로 시합하듯이 할 필요는 없습니다. 무산소 운동은 뇌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결국 내가 피곤하지 않고 내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며 약간 심장이 뛴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강도로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준을 자기 몸에서 찾으십시오.
우리 뇌를 건강하게 하는 명약은 없습니다.
그러나 마법사의 돌, 엘렉시르를 우리가 갖고 있습니다. 바로 내 몸입니다.
내 몸에 맞춰 즐겁게 운동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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