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에서 치료가 치매를 예방하고 우울증을 개선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제가 참여한 논문입니다. 내용을 요약정리하였습니다.
2020년 서울시 어르신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이 있었습니다. 치매와 우울증 개선에 관한 사업으로서 이 논문은 강서구 한의원에서 시술 및 동의서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차트를 바탕으로 후향적 분석을 하였습니다.
이번 사업의 대상자는 치매와 우울증을 개선하기 위해 선정기준에 맞춰 선별하였습니다.
논문에서는 각 대상자를 MMSE-DS, MoCA, GDSSF-K를 기준으로
A군 : 치매 및 우울증 중복 위험군
B군 : 치매 단독 위험군
C군 : 우울증 단독 위험군
A, B, C 세 개 집단으로 구분하였습니다.
총 치료 기간은 8주였으며 매주 2회 침 치료를 하였습니다.
백회, 사신총, 합곡, 태충, 족삼리, 신문, 내관 총 15개 혈에 자침을 하였습니다. 침을 맞고 있는 유침 시간은 25분이었습니다.
위의 혈자리의 구성은 총명침 처방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약 처방도 하였습니다.
본 사업에는 거의 대부분 귀비탕 또는 가미귀비탕을 처방하였습니다. 15일간 하루 2번 복용하였습니다.
이 약은 심비양허(心脾兩虛)에 처방되는 약입니다. 특히 귀비탕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주요한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에 의해 유발된 기억력 결핍에 대한 효과가 있으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기능을 향상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결론을 보면
A, B, C군 모두 치료 전보다 치료 후 인지능력 평가 점수인 MMSE-DS 및 MoCA-K 점수가 향상되었습니다.
각 집단 간에는 A군과 B군보다 우울증 단독 위험군인 C그룹이 치료 전과 치료 후 모두 MMSE-DS 및 MoCA-K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울증 척도인 GDSSF-K의 점수는 낮아졌습니다. 낮아지면 개선되었다는 의미입니다. B군은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었으나, A군과 C군은 개선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습니다.
인지와 우울증을 측정하는 세 가지 척도 이외에 한의학적 변증에 기초한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혈쇠척도도 측정하였습니다.
혈쇠척도란 한의사 치매진단 소견서 작성지침(장기요양 5등급) 중 포함된 한의 평가도구로서 노화 척도입니다. 동의보감 내경편 신형문(身形門)의 년노무자(年老無子)와 인기성쇠(人氣盛衰) 조문으로 눈, 귀, 코, 입, 전후음(前後陰)에서 나타나는 병증과 수면의 이상을 바탕으로 신기(腎氣)가 쇠약해지면서 나타나는 노화의 증상을 바탕으로 개발한 척도입니다.
개선은 C군이 유의미하게 나타났습니다. 집단 간 비교 결과 B군의 혈쇠척도가 낮았습니다. 즉 우울증이 없는 집단이 좀 더 건강하다는 의미였습니다.
삶의 질에 관하여 GQOL-D 점수가 치료 전보다 치료 후 향상된 결과를 보였습니다. 주관적인 것 이외에 통증/불편감, 돈/재정 상태, 물리적 환경 등에 대한 점수 향상이 좀 더 낮았습니다.
인지기능을 평가하는 자료인 MMSE-DS, MoCA-K와 우울증 측정 자료인 GDSSF-K를 바탕으로 비교하면 한의원에서의 치료로 기억력이 나빠진 것을 개선하고 우울증도 많이 호전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더불어 몸과 마음이 좋아지다 보니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 역시 많이 긍정적으로 변해 삶의 질을 평가하는 정도도 향상되었습니다.
사실 임상에서 자주 보았습니다만 통계적으로 의미를 낼 수 있는 모집단을 바탕으로 표준화된 치료로 검증을 한 데에서 개인적으로 큰 의미를 찾습니다.
부수적으로 환자분들은 침 치료를 받다 보니 평소 갖고 있던 질환이 개선되는 효과도 얻었습니다. 만약 그 부분까지 치료를 했다면 건강상태의 개선이 더 크게 나타났을 겁니다.
한약을 드시기 전과 후에 간 기능, 신장기능과 관련된 필수적 검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한약으로 인한 독성반응은 없었습니다.
정리를 하면,
60세 이상의 치매 및 우울증에 대한 고위험군에게 16회 이내의 침 치료 및 15일 치 한약 복용 등의 한의 치료를 시행한 결과, 인지기능 및 우울, 치매 관련 척도, 삶의 질의 호전을 보였습니다.
치료 기간 동안 다양한 치료 호전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고, 심각한 이상 반응을 보인 경우가 없었습니다.
치매는 정동장애와 작업기억의 저하부터 나타납니다. 모든 사람들이 나이 들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여깁니다. 그렇기도 하지만 치매가 시작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세 집단의 변화에서 알 수 있듯이 진행이 덜 된 환자는 회복이 빠릅니다. 적어도 악화의 속도는 늦춥니다. 꼭 관리를 받도록 하세요.
치매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이고 누구나 거부하는 병입니다. 마치 고혈압약을 드시면서 관리하듯 한의원에 가셔서 관리를 하십시오. 40대 이후부터는 전두엽과 해마의 연결망이 점점 약해진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꼭 한의원에 가셔서 안전한 치료로 치매와 우울증을 막으세요.
<치매와 뇌 기능 변화, 한의학의 치매 진단은 아래 글을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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