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뇌에 만성적 변화가 생겨 뇌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질환입니다. 기억장애가 가장 두드러지며 그 외 지적 기능의 상실이 나타납니다.
뇌에서 병변이 심화됨에 따라 행동 이상 및 인격의 변화가 나타나서 정서적인 기능마저도 상실하고 사회적 활동이 불가능해집니다. 최종적으로 자신의 정체성 및 행동의 통제마저 잃어버려 독립적인 인간으로서의 행위를 할 수 없게 됩니다.
전통적 관점에서 한의학의 치매 이해
1. 치매 이해의 근거
요즘은 병리적 기전을 바탕으로 치매를 분류하고 치료를 합니다만 전통적인 한의학에서는 환자를 세밀하게 관찰하여 병발하는 증상을 묶어 치매를 증후군으로 구분했습니다.
주로 매병(呆病), 건망(健忘), 전광(癲狂)을 근거로 증상을 구분하고 각각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합니다.
2. 4가지 병기
한의학의 큰 특징이 병을 허증과 실증으로 구분한다는 점입니다. 한의학은 치매의 병리기전을 허증에 의한 치매와 실증에 의한 치매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실증은 보통 생각하듯이 병인이 진행되어 증상으로 발현된 경우이고, 허증은 병인 자체보다는 우리 몸이 제대로 면역력 저하에 더 큰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치매의 병변 위치는 뇌이지만 한의학에서 치매와 연관이 있는 장부는 심, 간, 비, 신, 담입니다.
허증으로 치매가 나타나는 것은 많은 경우에 나이가 들면서 신체가 허약하거나 오랜 병으로 영양을 잃어 간과 신의 기운이 부족하고, 이로 인해 뇌가 충만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폭식, 과식, 편식 또는 몸에 좋지 못한 음식등을 절제하지 못하여 비위가 손상되고 이로 인해 기혈이 허하게 되어 뇌에 영양공급이 충분하지 못하여 치매가 발생한다고 했습니다.
사실 아무리 영양이 부족하더라도 최우선적으로 영양이 공급되는 곳이 뇌입니다. 뇌가 충실하지 못하다는 말은 언뜻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당뇨나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질환에서 발생하는 뉴로트로핀의 부족이 아밀로이드 베타 형성과 뉴런 손상으로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합니다.
허증의 기전을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사성질환이 간신의 부족이나 비위의 손상으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실증적 측면에서 치매가 진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시냅스 연결을 끊는 것을 담음이나 어혈로 이해하고 담음과 어혈이 치매를 야기할 경우를 실증으로 봅니다.
담음은 혈당이나 중성지방, 콜레스테롤과 같은 것이 많아 혈액이 끈적한 상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 혈관성 치매는 어혈이 원인입니다.
오늘의 기준으로 스트레스나 외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담음과 기체, 어혈이 원인이 되어 뇌의 청규를 막아 치매가 발생한다고 봅니다.
각 병기를 간신부족(肝腎不足), 비위휴허(脾胃虧虛), 담탁조규(痰濁阻竅), 기체혈어(氣滯血瘀)라 합니다.
3. 변증논치
증상의 모음을 기준으로 증후군으로 구별하는 것을 한의학에선 변증(辨證)이라 합니다. 치매 또한 증후군으로 구별합니다.
1) 정기가 부족한 치매
이 경우는 기억력이 떨어지는 일반적인 치매의 증상과 더불어 표정과 행동이 어눌하고 둔합니다. 비관적이 되어 말을 하지 않고 혼자 있으려 합니다.
청력이 떨어지고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프며 치아가 흔들리거나 빠지고, 머리숱도 적어집니다.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도 하며 대체로 힘이 없고 호흡도 얕습니다.
2) 비장과 신장의 기운이 쇠하고 약해진 치매
기억력의 저하와 표정과 행동의 어눌함과 둔함과 더불어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합니다. 입주위로 침을 흘립니다.
설사가 잦고 배에서 소리가 많이 납니다. 그리고 사지가 많이 차갑습니다. 배를 따뜻하게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3) 담이 많이 쌓여 원활한 대사가 안 되는 치매
대부분 오랜 세월 정신적으로 억눌려 억울한 경우가 많습니다.
위의 증후군과 같이 어눌함과 행동의 둔함이 나타나지만 비정상적으로 울거나 웃기도 합니다. 재잘대며 혼잣말을 계속하기도 합니다.
가슴이 뻐근하고 배가 더부룩한 증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머리가 마치 싸맨 것처럼 무겁습니다.
4) 기가 소통하지 못하고 어혈이 많아 생긴 치매
쉽게 잊어버리고 반응이 느린 치매 증상에 더하여 수면이 불규칙적입니다. 쉽게 깹니다. 특히 두통이 많이 나타납니다.
망상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잠을 제대로 못 잡니다.
피부가 많이 거칩니다. 입은 마른데 물을 마시려 하지는 않습니다.
혀를 보면 색이 많이 어둡습니다.
4. 병인
다양한 증상을 수반하는 여러 형태의 치매는 각각의 병기(病機)에 의해 진행합니다.
그렇다면 다양한 치매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1) 연로체허(年老體虛)
나이가 들어 체력이 약해지면 발생한다고 보았습니다.
나이가 들면 많은 수가 간신이 부족하고, 뇌수가 불충분해집니다. 이로 인하여 기혈이 허약하고 정기가 부족하며 뇌에 영양이 부족해져 영감이나 기억력이 쇠퇴하게 되어 점차 치매의 증이 된다고 봅니다.
2) 정지실조(情志失調)
한의학은 마음, 감정과 신체적 질환을 따로 떨어뜨려보지 않았습니다. 만약 억울하고 화난 것이 자신도 모르게 쌓이고 풀리지 않거나, 혹은 비밀스러운 일로 말하기 곤란하거나, 혹은 일이 원하는 것과 같지 않아 할 말이 없고, 오랫동안 생각하여 근심이 쌓이고, 많은 의혹으로 쉽게 의심하고, 놀라고 두려워하여 감정이 많이 소모되면 기운이 울결된다고 다른 말로 맺힌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오래되면 반드시 치매가 된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고 속에 담아두어 억울한 감정이 쌓이는 것을 간기가 울결된다고 하는데 그 경우 반드시 소화를 관장하는 비장을 손상시킵니다. 그리고 이것은 대사질환을 야기하여 담탁이 안으로 쌓이어 위로 뇌를 손상시킵니다. 아니면 기혈순환을 방해하여 역시 치매의 발생을 일으킵니다.
3) 음식실조(飮食失調)
만약에 음식을 절제하지 못하여 비위가 손상으로 인하여 담음의 형성과 기혈순환의 장애가 나타나 정기의 부족으로 뇌에 영양 환경이 나빠지거나, 편식으로 특정 물질의 섭취가 과도하여, 뇌를 손상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 중독, 외상, 다른 질병으로 인한 치매의 발생이 있을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5. 한의학적 병인이 알려주는 치매 예방 포인트
치매를 주의 깊게 관찰하여 증후군으로 구분하고 또 이런 증후군의 병기가 어떻게 되었는지 파악하는 것은 한의사의 몫입니다.
그리고 진단을 한 후에 치료를 합니다.
하지만 치매는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의학에서 언급한 치매의 원인을 살펴보면 스트레스의 관리와 음식조절이 치매를 막기 위한 노력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물을 비롯하여 채소를 많이 먹고 발효 음식이 발달한 우리 전통 식단은 더할 나위 없는 건강식입니다. 그러므로 치매를 막기 위해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기보다 이것은 피해야겠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뇨를 일으키는 음식, 비만을 부르는 음식과 술, 담배가 피해야 할 음식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운동을 하여 속에 감정의 응어리가 풀어지지 않고 쌓이는 것을 막아야 할 것입니다.
꾸준히 일상 생활하시면서 더하여 가까운 한의원을 자주 방문하셔서 한의사의 세심한 보살핌을 받으십시오. 한의원의 문턱이 낮으니 잘 살펴주는 한의사가 옆에 있으면 든든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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