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과 마음의 숨은 지배자가 있습니다. 바로 호르몬입니다.
우리는 호르몬의 영향 하에 있습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호르몬을 한의학은 기능으로 존재를 파악하고 치료에 활용해 왔습니다.
- 목차 -
1. 몸과 마음의 배후에는 호르몬
2. 호르몬의 형태와 전달
3. 내분비샘
4. 호르몬의 분비와 세포 활동
5. 호르몬과 마음
6. 호르몬과 삼초
몸과 마음을 지배하는 호르몬과 삼초 경락
1. 몸과 마음의 배후에는 호르몬
서점에 가서 생리학책을 보면 그 두께에 놀랍니다. 어려운 용어로 빽빽하게 쓰여진 내용은 모두 몸에서 나타나는 일들입니다. 그것도 아주 일부분일 뿐입니다. 우리 몸은 정말 놀랍습니다.
내가 알지도 못하고 구태여 생각하지 않아도 내 몸이 알아서 자기가 할 일을 알아서 합니다. 정말 심하게 안 좋을 경우 내가 알도록 신호를 보냅니다. 그래서 뭔가 신경 써서 제자리로 돌릴 수 있도록 합니다.
어떻게 하여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내가 이렇게도 잘 움직일까요?
배후에 호르몬이 있습니다.
호르몬은 소화, 체온, 혈압, 혈당, 대소변, 세포 내 물질대사를 비롯하여 스트레스, 통증 그리고 성장까지 관리합니다.
더군다나 이성에 대한 성욕, 감정까지 결국 호르몬의 작용입니다.
호르몬이 내가 왜 이렇게 살아가는지를 결정하는 셈입니다.
호르몬의 어원은 그리스어 ‘hormao’로서 자극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호르몬은 자기가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는 녀석을 쿡 찌릅니다. 그러면 일을 할 녀석이 화들짝 놀래서 반응을 보이는 것이지요.
2. 호르몬의 형태와 전달
호르몬은 종류가 다양합니다. 현재 100여 개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생긴 모양과 골격이 다릅니다.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단백질 전달물질과 지방 전달물질입니다.
단백질 전달물질은 펩티드 호르몬이라고 합니다. 인슐린, 글루카곤, 뇌하수체호르몬, 시상하부 호르몬 등이 있습니다.
지방 전달물질로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대표적이고, 성호르몬, 부신피질호르몬 등 일반적으로 호르몬이라 알고 있는 것들이 해당합니다.
이들 호르몬은 실제 작동 조직, 세포가 일을 하도록 명령을 전하는 메신저입니다. 호르몬은 분비샘에서 분비되자마자 혈관을 타고 목적지에 해당하는 세포에게 달려갑니다. 분비샘은 언제나 혈관과 직통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야 분비샘에서 분비한 호르몬이 재빨리 목적지로 이동하여 중요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내분비샘
호르몬을 분비하는 조직 즉 분비샘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분비샘의 컨트롤 타워는 역시 뇌의 시상하부입니다.
몸의 상황 정보가 시상하부에 모입니다. 그리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부족한 것은 더하고 많은 것은 덜어 내어 균형을 맞추는 판단을 하고 명령을 내립니다. 모든 미세한 변화를 매우 정확하게 감지하고, 즉시 새로운 전령을 체리씨 만한 뇌하수체로 보냅니다.
뇌하수체는 전달받은 명령을 직접 수행하거나 호르몬 생성 분비샘 등에 다시 전달합니다.
분비샘으로는 간, 부신, 갑상샘이 있습니다.
심장이나 위, 복부 지방조직에서도 특수한 분비세포가 있어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췌장에는 랑게르한스 세포가 있습니다. ‘랑게르한스섬의 오후’라는 수필을 무라카미 하루키가 썼습니다. 바로 췌장에 있는 분비샘입니다.
4. 호르몬의 분비와 세포 활동
이런 분비샘 세포에서 호르몬이 분비되면 세포 앞을 지나는 모세혈관으로 들어가 여기서 혈류를 타고 표적 기관에 도달합니다.
하지만 모든 호르몬이 혈류를 타고 전달하는 것은 아닙니다. 명령을 이행해야 할 세포가 바로 옆에 있으면 샛길로 갑니다. 체세포 틈새 공간을 통해 표적기관이나 조직으로 가서 그곳의 수용체와 결합합니다.
예를 들어 수면호르몬이 멜라토닌은 송과선에서 생성되어 수면 리듬을 조절합니다.
세포의 정보전달은 열쇠 자물쇠 원리를 따라 완벽하게 이루어집니다. 모든 체세포에는 호르몬과 결합하는 수용체가 있고, 이 수용체는 정해진 호르몬과 맞습니다. 세포막에 있는 수용체에 호르몬이 결합하고 그 이후에는 특정한 경로에 따라 세포 내의 반응이 연쇄적으로 발생합니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소화기는 활동을 멈추고, 근육으로는 혈액이 많이 전달되어 활동성이 증가합니다. 갑상선 호르몬은 몸 대부분의 체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합니다.
이렇게 호르몬은 한 곳에만 작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곳에 동시다발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정보전달의 방법으로 신경이 전화처럼 특정 세포와 특정 세포 간에 전기신호가 전달되는 것이라면 호르몬은 방송처럼 우리 몸의 여러 세포에 정보가 동시다발적으로 전달됩니다.
한편 세포 역시 하나의 호르몬 수용체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수용체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포 하나는 예를 들어 아드레날린, 인슐린, 에스트로겐, 테스토스테론, IGF-1(인슐린유사성장인자-1), TSH(갑상선자극호르몬), STH(성장호르몬)와 결합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세포 하나에 여러 수용체가 있습니다.
호르몬이 자기의 역할을 다하면 시상하부가 확인하고 호르몬의 생산을 중지합니다. 네거티브 피드백입니다.
이렇게 우리 몸은 호르몬에 의하여 균형과 안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5. 호르몬과 마음
시상하부는 뇌의 감정센터인 변연계 옆에 있습니다. 이런 위치 때문에 특정 호르몬은 우리의 행동, 사고, 감정에 따라 변합니다.
변연계는 행동의 동기를 부여하는 장소이자 모든 감정의 기원이라 할 수 있고, 자율신경계와 관련이 깊습니다.
창피함에 얼굴이 빨개지고 땀이 나거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고, 갑자기 소변이 마렵고 긴장되는 것 모든 것이 자율신경계 탓입니다. 그리고 이런 연쇄반응을 일으키라는 명령을 호르몬으로 전달합니다.
감정 뿐만 아니라 자유의지에서 나오는 이성과 명료한 의식을 바탕으로 결정하고 결단한다고 생각하지만 착각입니다. 이것도 결국 호르몬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사고, 행동, 감정을 조종하는 대장은 눈에 거의 보이지 않는 물질인 셈입니다.
이렇게 호르몬은 신체기능을 조종하고 신체의 균형을 건강하게 유지합니다.
6. 호르몬과 삼초
호르몬은 극소량으로도 엄청난 효력을 냅니다. 0.000001g 정도만 있어도 됩니다. 에스트로겐은 평생 동안 1 티스푼 정도밖에 안 나온다면 호르몬의 효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습니다.
눈으로 도저히 확인할 수 없는 호르몬으로 인하여 전통적인 한의학은 설명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분명히 기능이 있는데 그 기능의 기전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분자생물학은커녕 현미경조차 없던 시절에 호르몬을 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아직 학설의 분분함이 있어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육부(六腑) 중 하나로 삼초(三焦)가 있습니다. 육부를 구성하는 위, 소장, 대장, 담, 방광과 달리 삼초를 유명이무형(有名而無形) 즉 이름을 붙일 기능은 분명히 있으나 형태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그 그 모습을 상초, 중초, 하초로 나누어 우리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데 마치 물이 흘러 적시듯이 몸에 전해진다고 하였습니다.
그 표현이 상초여무(上焦如霧) 중초여구(中焦如漚) 하초여독(下焦如瀆)입니다.
상초는 안개와 같고 중초는 거품과 같으며 하초는 도랑과 같다는 의미입니다. 명확한 선이 그려지는 경락과 달리 은근히 퍼지면서 우리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의 역할을 설명하였습니다.
앞의 설명은 난경, 뒤의 설명은 내경 영추에 나오는데 이 설명이 2,000년 전입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관계로 파악을 했으나 명확하게 밝히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2,000년 전에 이런 현상을 파악하여 치료에 활용했다는 점도 놀랍습니다.
삼초의 기운을 조절하는 경락은 手少陽三焦經입니다. 그리고 이 경락에 있는 액문, 중저, 양지, 외관, 지구와 같은 경혈은 상용 혈위로서 무척 효과가 좋습니다. 2,000년 전, 오직 기능만으로 관찰한 것이 오늘날 증명되고 여전히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뇌와 한의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화를 막는 혈 (0) | 2022.01.13 |
---|---|
거울을 이용한 통증 치료, MVF (0) | 2021.12.20 |
갱년기 여성 질환에는 뜸 (0) | 2021.12.15 |
뇌의 노화를 막는 법 두가지 (2) | 2021.12.14 |
경혈의 치료 효과, 체했을 때 침 놓는 곳은 정혈 (0) | 2021.12.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