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은 각각의 효능이 있습니다.
무수히 많은 혈 중에서 노화를 막고 젊음을 유지하는 혈자리를 소개합니다.
- 목차 -
1. 곡지(曲池)와 족삼리(足三里)
2. 양명경(陽明經)의 역할
3. 오호(五虎)
4. 요양관(腰陽關)
노화를 막고 젊음을 유지하는 혈
1. 곡지와 족삼리
혈들은 제각각 특수한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몸에는 전통적으로 알려진 361개의 혈 외에 최근에 발견되어 쓰이는 무수한 혈이 있습니다.
이들 혈에 침을 놓으면 혈의 특성에 따라 효능을 발휘하여 해당 질환에 효과를 나타냅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는데 도움이 되는 혈이 있습니다.
이 혈과 관련하여 일화가 있습니다. 일본을 통치하던 막부시대의 장군이 장수하는 사람을 찾아서 비결을 알아오라는 칙령을 내렸답니다. 그중에서 가족 모두가 대대로 장수를 누리고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비결이 뭐냐는 장군의 말에 자기들은 특정 혈에다 항상 뜸을 뜬다고 했습니다. 바로 곡지(曲池)와 족삼리(足三里) 혈입니다.
곡지는 팔꿈치 바깥쪽에 있는데 팔을 굽히는 곳에 연못처럼 기운이 고여 있는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족삼리의 삼은 천·지·인을 가리키는 크다는 뜻의 숫자를 말하며 리(里)는 논밭[田]과 두렁[土]을[土] 합한 글자로 위(胃)를 의미합니다. 족삼리는 소화에 기본이 되는 위장에서 가장 중요한 혈입니다.
2. 양명경의 역할
곡지는 수양명대장경, 족삼리는 족양명위경에 속합니다. 공통적으로 양명의 기운을 조절하는데 양명이라 함은 가을날의 햇빛처럼 빨래를 빳빳하게 말리는 그런 기운이라 보시면 됩니다. 이를 양명조금(陽明燥金)이라 불렀습니다.
전통적으로 한의학에서는 음식을 잘못 먹어 체하거나 비가 오거나 습기가 많은 날 몸이 찌뿌듯하고 무거운 것을 태음습토(太陰濕土)의 기운이 과해서 그렇다고 이해합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꿉꿉한 기운을 말리는 양명조금의 기운입니다.
수양명대장경과 족양명위경이 경락의 이름처럼 양명조금의 기운을 조절합니다.
또한 두 경락은 대장과 위라는 우리 몸의 장부와 이어지는데 위는 몸으로 들어간 음식을 죽처럼 만드는 곳이고, 대장은 몸 밖으로 배설하기 위해 수분을 흡수하여 대변을 만드는 곳입니다. 위와 대장은 수분을 조절하여 소화를 하고 거기서 생명의 기운을 추출하는 것이 핵심 역할입니다.
음식을 통해 기운을 얻는 것을 후천지기(後天之氣)라 합니다. 한의학에서 후천의 근본은 비위 기능으로 보는데 곡지와 족삼리에 침이나 뜸을 뜨면 소화와 배설의 기능이 원활해집니다. 비위 기능을 잘 보살피게 되는 셈입니다.
수양명대장경과 족양명위경을 잘 조절하는 것이 건강의 핵심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들 경락의 대표가 곡지와 족삼리입니다.
과장하여 족삼리는 어떤 질환이건 불문하고 일단 자침 하는 자리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균형이 깨져 아픈 우리 몸을 다시 회복시키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혈입니다.
중풍과 치매와 관련해서 침을 놓아드릴 때 반드시 이 두 혈은 포함시킬 정도로 좋은 혈입니다.
3. 오호(五虎)
보통 침은 특정 혈위에 하나씩 놓습니다만 엄지 손가락 둘째 마디에 다섯 개를 나란히 놓기도 합니다. 다섯 마리의 호랑이라는 뜻을 가진 오호(五虎)라는 혈입니다. 살도 없는 손가락 마디에다가 놓기 때문에 무척 신경이 쓰이는 자리입니다.
한방병명중에 白虎歷節風이라는 병이 있습니다. 통풍과 류머티즘과 비슷한 병인데 뼈 마디마디가 시리고 아픈 병입니다. 오죽 아프면 호랑이가 씹는 것 같다고 했을까요? 흰 호랑이 한 마리를 잡으려면 보통 방법을 써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호랑이 다섯 마리를 보내면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오호는 관절이 아플 때 효과가 좋은 혈입니다.
4. 요양관(腰陽關)
척추를 따라 내려가면 요추 4번과 요추 5번 사이에 움푹 들어간 곳이 있습니다. 쏙 들어간 그 부위도 혈자리입니다. 이름이 요양관(腰陽關)입니다.
양기, 즉 생명의 기운이 들락거리는 관문인데 허리에 있는 관문이라는 의미입니다. 이 혈은 진단에도 자주 활용합니다.
양기가 출입하는 곳이므로 양기 즉 생명력이 떨어지면 이 관문에서 뭔가 이상 증상이 나타납니다.
허리를 비롯하여 몸의 관절이 아픈데 퇴행성일 경우 요양관을 촉진하면 통증을 많이 호소합니다. 양기가 충실한 젊은 환자들은 요양관에 문제가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집에서 척추를 따라 내려가면서 요양관이 부실하다는 느낌이 들면 한의원에 가셔서 양기를 보충하는 약을 처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사들이 침을 놓을 때 무심하게 놓는 것 같지만 사실 어떤 혈을 선택해야 할까 하고 항상 고민합니다. 병이 나아짐에 따라 매일 다른 혈을 선택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이것을 혈을 선택한다고 하여 선혈(選穴)이라고 합니다.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증상을 듣고 침을 놓기 전 한의사가 머뭇거리는 느낌이 있더라도 원장의 머릿속은 온갖 혈들의 선택에 대한 고민으로 복잡하게 얽혀 돌아가고 있다 생각하시고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 더 좋은 효과를 보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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