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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한의학

경혈의 치료 효과, 체했을 때 침 놓는 곳은 정혈

by Mr. Goodman 2021.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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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했을 때 손을 따서 피를 내면 속이 편해집니다. 그런데 아무 곳을 콕콕 찌른다고 내려가지는 않습니다.

체할 때 도움이 되는 혈들의 집합은 정혈이라고 합니다.

 

- 목차 -

1. 정혈이란 무엇인가

2. 혈은 자기만의 개성이 있다

3. 오수혈

4. 오수혈로만 치료하는 사암침법

 

체했을 때 침놓는 곳은 정혈(井穴)


음식 먹고 체한 경우는 누구나 있을 겁니다.

체했을 때 손끝이나 발끝을 따서 피를 내 본 경우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딴 후 속이 편해지는 경험을 해봤을 겁니다.

체했는데 손끝을 따니까 막힌 게 내려갑니다. 신기하지 않나요?

 

1. 정혈(井穴)이란 무엇인가

사실 아무 데나 막 따는 것은 아니고 막힌 곳을 내리는 혈이 있습니다.

난경(難經)이라는 오래된 침과 맥의 한의학 고전이 있습니다. 거기에 井主心下滿이라고 쓰여있습니다. 정혈(井穴)은 심장 아래 복부가 그득하여 막힌 증상을 다스린다는 의미입니다.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습니다만 바늘로 따는 자리가 정혈의 위치입니다.

정혈을 바늘로 콕 찔러서 피를 빼는데 심하게 체했을수록 시커먼 피가 나옵니다. 그런데 이렇게 피를 빼고 나면 체한 것이 내려갑니다.

정혈을 이해할 때 채찍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손잡이를 살짝만 움직여도 채찍 끝은 크게 움직입니다. 정혈이 채찍의 손잡이라고 보면 됩니다. 정혈은 경락을 흐르는 기혈의 출발점과 같습니다. 그래서 정혈을 조금만 자극하더라도 큰 효과가 나타납니다. 중풍이 왔을 때 응급조치로 손가락을 따주는 것도 그러한 이치입니다. 정혈을 자극함으로써 막힌 곳을 확 뚫어버립니다.

정혈이라는 것은 혈 자리의 이름이 아닙니다. 오수혈(五兪穴)이라는 혈 자리 집합의 하나입니다.

 

2. 혈은 자기만의 개성이 있다

살아있는 우리 몸 어디건 기혈(氣血)이 흐르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기혈은 경락을 통해 전해지고 경락에는 기혈의 소통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부위가 있습니다. 그것이 경혈(經穴)입니다.

경혈은 해당 경락의 기혈이 많이 드러나는 곳이기에 병이 났을 경우 경혈을 통해 그 병이 드러나고 치료를 할 때도 침의 효과가 잘 전달되는 곳입니다.

 

우리 몸 모든 곳이 혈 자리라 할 수 있으나 그래도 치료를 위해 몸 여기저기 아무 데나 찌르는 것보다 특정 혈 자리를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 몸에 있는 많은 혈들은 각각 나름대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락에 흐르는 기혈(氣血)의 특성과 각 혈()의 고유한 특성을 이용하여 병의 연관성을 파악하여 선혈(選穴-혈 자리를 선택함)을 하고 침을 놓음으로써 치료를 합니다. 침은 치료 효과가 뛰어납니다.

 

12개 경락과 임독맥의 의미 있는 혈들은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361개입니다. 자연의 순환 주기인 360일과 거의 일치합니다. 혈의 이름이 특징을 드러냅니다. 예를 들어 삼음교(三陰交)라는 혈은 세 개의 음경락이 모이는 자리입니다. 종로3가역이 1호선, 3호선, 5호선 환승역처럼 족태음비경, 족소음신경, 족궐음간경이 모두 삼음교에서 만납니다. 정말 중요한 혈입니다. 몸에 수분이 정체되어 붓거나 무겁고 피곤할 때 삼음교는 반드시 침 처방 구성에 포함된다고 할 정도입니다.

 

삼음교
삼음교

 

3. 오수혈

모든 혈이 고유의 특징을 갖고 있지만 공통된 특성을 모아서 혈을 구분하기도 했습니다. 오수혈이 대표적입니다. 정혈, 형혈, 수혈, 경혈, 합혈인데 이들은 12개의 경락에 모두 있습니다. 그래서 총 60개입니다. 우리 몸에는 좌, 우 합해서 120개가 있습니다.

 

모두 손가락에서 팔꿈치 사이, 발가락 끝에서 무릎 사이에 있습니다. 이 혈들은 서로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2 경락의 정혈(井穴)들은 각 경락의 기운이 샘솟기 시작하는 곳입니다. 우물과 같은 혈이라는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언제나 마르지 않고 사람의 생명을 지켜주는 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체했을 때 손가락, 발가락 끝을 모두 딸 수는 없는 일입니다. 진단을 통해서 12개의 정혈 중 필요한 혈을 선택하는 것이 한의사의 일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심하게 체했더라도 침 치료 후 한의원 나갈 때 좋아져서 나가십니다.

올바른 경혈의 선택이 실제 임상에서 참 중요합니다.

 

4. 오수혈로만 치료하는 사암침법

동의보감에 수록되어 있는 온갖 질병을 오직 60개의 혈만 선택하여 치료하는 치료법도 있습니다. 사암침법이 그것입니다. 위에 언급한 난경에서의 혈자리 선택 원칙과는 다른 관점에서 혈을 선택합니다. 주로 경락에 흐르는 기혈의 특징과 증상과 장부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침 처방을 구성하고 치료합니다.

대체로 4군데에 침을 놓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 효과는 대단합니다.

 

허리나 목, 어깨가 아파서 한의원에 갔는데 한의사가 아픈데 놓지를 않고 손끝, 발 끝에 톡톡 침을 놓습니다. 잘 치료해 주겠거니 생각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뭔가 아쉽고 이상한 마음이 침 맞고 있는 내내 듭니다. 그런데 치료받고 나면 이상하게 개운합니다.

 

사암침법은 효과가 좋을뿐더러 안전합니다. 요즘이야 1회용 가는 침을 씁니다만 옛날은 이런 침을 만들 기술이 없었기에 침이 굵었습니다. 그런 침을 놓으니 얼마나 아팠겠습니까! 침이 아프다는 공식이 새겨진 것이지요. 더군다나 체간에 놓을 경우 의료 사고의 발생도 종종 생겼을 겁니다. 그런데 오수혈만 선택하여 치료를 하면 중요 장부를 손상할 일도 없습니다. 위험은 없고 효과는 좋으니 대단한 치료법임에 분명합니다.

 

오른쪽 무릎이 아파 치료받으러 한의원 갔는데 한의사는 왼쪽에 침을 놓기도 합니다. 이것도 환자 입장에서 뭔가 이상합니다.

아픈 것은 기혈의 운행이 잘못되어서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를 위해 안 좋은 기혈을 뚫어주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좋은 기혈을 환부로 보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나마 좋은 기운이 반대편에 있다고 보아 환부와는 다른 곳에 침을 놓기도 합니다. ‘左病右治 右病左治라는 침 치료 원칙이 있을 정도입니다.

 

기혈을 조절하는데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 오수혈입니다. 중풍으로 인사불성인 분에게 오수혈의 정혈을 쓸 정도이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침을 썼을 경우 효과는 아주 빨리 나타납니다. 빠르면 자침 하자마자 바로 괜찮다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체했을 때 치료 효과가 특히 빨리 나타납니다. 대부분 한의원을 나가실 때는 호전을 경험합니다.

 

아파서 한의원 갔는데 아픈 부위와는 무관해 보이는 손이나 발에 침을 놓습니다. 더군다나 아프지 않은 쪽에 침을 놓습니다. 이제 의아해하지 마시고 느긋하게 침 맞고 기다려 보세요. 좋은 경험을 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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