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는 12개의 경락이 있어 경락을 따라 기와 혈이 쉬지 않고 돌아다닙니다. 경락이란 우리 몸을 돌고 도는 큰길과 같은데 고속도로와 같은 주요 경락이 12개 있습니다. 12개의 경락에는 자연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한의학은 자연과 사람을 조화로운 관계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자연을 관찰하여 그 속에서 사람을 이해하고자 했습니다.
자연은 1년을 단위로 순환합니다. 그리고 1년은 12개의 달로 구성됩니다. 기혈의 순환 통로인 경락 역시 12개가 있습니다. 우리 몸속 12개의 큰 고속도로는 12개월의 특징을 내포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이 블로그의 옆 카테고리인 운명컨설팅에서 자주 언급하는 사계절, 12개의 지지(地支) 코드와 일맥상통합니다.
길이란 끊임없이 이어져 있으나 출발점과 도착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고속도로처럼 큰 길은 경로 사이사이 여러 도시를 경유하지요.
경락도 마찬가지로 끊어지지 않고 연결되어 있습니다. 침의 가장 기본이 되는 책인 영추(靈樞)라는 책에서 여환무단(如環無斷)이라고 하여 반지처럼 끊어짐이 없이 계속 이어져 돌고 있다고 시적으로 표현합니다.
그리고 각 경락은 끊어지지 않는 흐름 속에서 출발점과 종착지가 있습니다. 장부와 사지말단입니다. 어떤 장부에서 출발하여 손끝이나 발끝까지 경락이 이어지고 다시 손발 끝에서 경락이 계속 흘러 다른 장부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다시 다른 장부로 흘러가면서 끊어지지 않고 온몸을 이리저리 휘감아 돕니다.
그리고 그 경락의 중간중간에 침을 놓는 자리인 경혈이 마치 대도시처럼 자리잡고 있습니다.
경락은 12개가 있는데 경락의 이름을 보면 각각의 경락이 지배하는 장부와 그 경락에 흐르는 기운의 특성, 또 주로 흐르는 곳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 표를 잘 보시면 경락이 장부를 거쳐 온 몸으로 몇 차례 주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경락 이름 | 출발점 | 도착점 |
수태음폐경 | 폐 | 엄지손가락 |
수양명대장경 | 집게손가락 | 대장 |
족양명위경 | 위 | 둘째 발가락 |
족태음비경 | 첫째 발가락 안 | 비 |
수소음심경 | 심장 | 새끼손가락 안 |
수태양소장경 | 새끼손가락 바깥 | 소장 |
족태양방광경 | 방광 | 새끼발가락 |
족소음신경 | 발바닥 | 신장 |
수궐음심포경 | 심포 | 가운뎃손가락 |
수소양삼초경 | 약손가락 | 삼초 |
족소양담경 | 담 | 넷째 발가락 |
족궐음간경 | 첫째 발가락 바깥 | 간 |
도로에 사고가 나면 막히듯이 병이 났을 때 경락의 순행 경로를 잘 관찰하면 어느 장부에 병이 났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은 경락에 이상 현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경락이란 것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살아갑니다. 발목을 삐었을 때는 발목에 신경이 가지만 평소 걷는 행위에 의식을 집중하는 사람은 없는 것과 같습니다.
손바닥에서 엄지 손가락을 향하는 부위를 물고기 배처럼 두툼하다고 해서 어복(魚腹)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폐경락이 흐르는 부위이므로 결핵이나 폐렴 등 폐가 좋지 못한 사람의 경우에는 어복 부위가 푸르스름하거나 살집이 없이 빈약합니다.
대장경을 흐르는 기혈은 매우 청명합니다. 그래서 맥진을 하기 어려운 소아는 대장경이 흐르는 검지를 살핍니다. 아이가 많이 놀라 경기가 심하게 들었을 경우 검지의 손가락 마디 위로 파란 핏줄이 보일 겁니다.
경락이 흐르는 길을 잘 파악해 두면 아픈 원인이 어디인지 진단할 수 있습니다. 명확하게 경락의 실체가 파악되지 않았습니다만 가상으로 만든 것이 아님은 침을 놓고 치료를 할 때마다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발견한 선인들의 지혜가 놀랍습니다.
아마 수천 년의 힘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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