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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스티븐 킹의 신작 빌리 서머스 독후감

by Mr. Goodman 2022.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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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신작 빌리 서머스는 공포 소설이 아니라 스릴러 소설이다. 작가가 대단한 것이 스릴러 소설도 정말 잘 썼다. 다른 영역의 글인데 흡입력이 대단하다. 더군다나 소설은 중층적으로 구성되어 성장과 사회적 현실까지도 다루고 있다.

 

- 목차 -

1. 이야기의 즐거움

2. 소설의 내용

3. 이야기의 중층적 구조와 주인공 인식의 중층적 구조

 

빌리 서머스 / 스티븐 킹 / 이은선


빌리 서머스
빌리 서머스

1. 이야기의 즐거움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사람 이야기이다. 나와 다른 사람이 겪는 이야기를 안전한 공간에서 들으며 그의 파란만장한 삶에 깊게 빠진다. 그리고 그 거대한 이야기를 마치 자기가 겪은 양 경험하고 해석하고 기억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보통 사람의 삶과 다를수록 관심을 끈다. 또한 이야기에 개연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당위성이 있으면 이야기를 듣는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상실하고 다른 사람이 되어 그의 이야기가 잘 해결되어 삶이 좋기를 바라게 된다.

 

귀를 세워 듣게 되는 이야기를 해주는 대표적인 사람이 스티븐 킹이다. 그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 할리우드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들으며 자기가 더 크게 이야기한다.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가 스티븐 킹이다.

 

이 책은 2021년에 출간한 그의 신작이다. 번역본으로 두 권으로 구성되어 823페이지에 이르는 양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당장 그 자리에서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스티븐 킹의 이야기 솜씨는 뛰어나다.

 

2. 소설의 내용

빌리 서머스는 미 해병대 저격병 출신으로서 전문 킬러이다.

그에게 거액의 살해 의뢰가 들어온다. 암살 대상이 확실하게 나쁜 놈만 죽인다는 원칙에 벗어나지 않는 인간이라 그는 암살을 승낙하고 의뢰인이 준비한 계획에 따라 움직인다. 저격이 있을 건물로 매일 출근하는 작가로서 위장하여 동네 주민들과 어울리며 기다리는 동안 눈에 띄지 않도록 행동한다.

 

오랜 기다림 끝에 그는 무사히 목표를 달성한다. 하지만 처음의 계획되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일이 전개된다. 암살을 성공한 킬러인 본인 역시 다른 킬러에게 처리되는 시나리오임이 분명해지면서 그는 살기 위해 자기만의 생존 작전을 수립하고 거기에 맞춰 움직인다.

 

타인의 눈에 띄지 않게 은신하고 있던 중 은신처 앞에 버려진 젊은 여성을 어쩔 수 없이 구한 후 빌리 서머스의 계획은 또 틀어진다. 빌리 서머스와 마찬가지로 트라우마에 노출된 앨리스는 빌리 서머스가 위장하는 동안 쓴 자신의 일대기와 같은 글을 통해 빌리를 이해하고 신뢰하게 된다. 그 후 적극적으로 협조한다.

 

빌리는 계약을 의뢰했던 당사자를 찾아 나서고 계약을 어긴 책임을 묻는다. 그리고 암살 배후에 거대한 인물이 있으며 가족 간의 협박, 재산의 탈취, 아동성매매와 같은 어두운 내막이 있었음을 추정한다.

 

마지막으로 최후의 빌런을 마주하고 모든 것은 정리된다.

 

3. 사건의 중층적 구조와 주인공 인식의 중층적 구조

 

과연 헐리우드가 사랑하는 작가라 할 만하다.

이야기가 중층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사건의 전개가 궁금해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계획과는 다르게 전개되는 혼란 속 사건의 이면과 이면과 이면의 이야기를 짧은 문장으로 메운다. 짧은 문장의 얕은 호흡은 끊임없이 긴장하게 만든다.

800페이지가 넘는 긴 내용을 끝까지 긴장을 유지하는 작가의 역량은 대단하다.

 

암살과 암살의 배후를 응징하는 소설의 주요한 모티브와 별개로 주인공 빌리 서머스는 글을 쓴다. 처음에는 신분을 속이기 위해 글 쓰는 척했지만 점점 글쓰기에 빠져들고 그의 인생이 글에 녹아든다.

스티븐 킹은 자기의 생각을 빌리 서머스의 글을 통해 전한다.

보호받지 못하는 어린아이,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이라크 전장에서 무의미하게 소모되는 미국의 젊은이, 이 모든 것을 무시하는 미국의 정치, 언론 시스템.

더하여 험난한 삶의 무게를 그래도 바꿀 수 있음을 글 쓰는 행위를 통해 드러낸다. 최종적으로 앨리스에 의해 마무리되는 빌리 서머스의 글은 세상을 바라보는 개인의 인식을 글을 통해 바꿀 수 있으며 사람들에게 위로의 방법을 제시한다.

 

작가는 직접 말하지 않으나 분명히 폭스 계열인 뉴스와 트럼프 및 그의 지지자를 비난한다. 주구장창 시답잖고 왜곡된 주장의 이야기를 반복하는 뉴스를 틀어놓는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접하는 모습이다. 가볍게 점심을 먹으러 동네 식당에 가면 거의 대부분 뉴스 채널에서 정치 평론가라는 사람이 국민의 뜻이라고 하면서 정제되지 않은 자기만의 생각을 말한다.

걸러지지 않은 말이 삶의 배경을 이루는데 인간은 그 배경을 의심하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킬러의 이야기는 어쩌면 스티븐 킹의 낚시일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소설의 주요한 전개가 아닌 부수적인 장치를 통해 미국 사회의 불안정성, 감정의 즉흥적 선택에 따른 위험, 글쓰기를 통한 자기 치유와 세상의 재구성과 같은 것을 전한다.

800페이지에 이르는 길이와 구성의 힘이다.

 

 

 

빌리 서머스 1~2 세트 - 전2권

암살 의뢰에 얽힌 쫓고 쫓기는 긴박한 서스펜스 속에서, 영민함을 숨기고 가짜 정체성을 연기해 온 청부살인업자가 글쓰기를 통해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진정한 작가로 거듭나는 ‘이야기 속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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