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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스케치

햄스터 두 마리

by Mr. Goodman 2022.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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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터 두 마리를 기르며 이 작은 동물이 사람과 함께 교감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 목차 -

1. 이름은 내게 의미가 된다는 것

2. 햄스터의 이름, 미서와 백설스화

3. 햄스터와 교감

 

햄스터 두 마리


1. 이름은 내게 의미가 된다는 것

어떤 사물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 사물은 나에게 의미를 갖게 된다.

집에서 기르는 햄스터 두 녀석은 한 동안 온 가족이 부르는 공통된 이름이 없었다. 지금은 한 녀석은 미서이고 또 다른 녀석은 백설스화이다.

 

이름을 붙이고서 그 이름에 맞게 대상을 해석해서인지 아니면 이름과 무관하게 대상을 잘 관찰해서인지 모르나 이들 햄스터는 작은 두뇌를 가진 미물이라 하기에는 인간과 교감하고 소통하며 정을 쌓았다.

인간 동물인 아저씨에게 많은 감동을 주고 떠났다. 아직 가끔 이 동물들이 생각나는 것을 보면 조그마한 생명체가 한 사람의 삶에 새긴 흔적이 꽤 깊은 것 같다.

 

2. 햄스터의 이름, 미서와 백설스화

아래 사진의 햄스터가 미서이다.

햄스터, 미서
햄스터, 미서

한자로 쓰면 美鼠가 되겠다. 예쁜 쥐라는 의미다.

코가 돼지처럼 약간 튀어나왔다. 처음 두 마리를 한 케이지 안에 넣어두었다. 아주 어린 녀석들을 데려 왔기에 성장하더라도 서로 익숙하여 같이 사는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했다. 

우리 아이는 이 햄스터를 만나기 이전 어릴 때 데려온 햄스터 두 마리를 한 케이지 안에서 길렀다. 그리고 그 햄스터들은 두 마리가 모두 잘 어울려 살았다. 그러나 그 두 햄스터가 특이한 경우였다.

단독 생활 동물인 햄스터는 두 마리가 한 공간에서 사는 것은 어려웠다.

 

작은 햄스터의 코에 상처가 자주 났다. 병이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원인을 몰랐다. 이전 한 케이지 안에서 잘 지내던 햄스터를 생각하고 병이 아닌지 수시로 행동을 관찰할 뿐이었다. 알고 보니 큰 녀석이 공격을 했던 것이었다. 서열경쟁에서 진 다음 큰 녀석에게 구박을 엄청 받았다. 늦게 알게 되어 미안했다.

한 달쯤 지나 각 케이지에 한 마리씩 넣어주었다.

 

이 녀석 좀 공황장애가 있었다. 경계심도 많고, 밥도 제대로 먹지를 않아서 덩치도 작다. 활동량도 적어서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구박받고 자라서인지 사교적이지도 못해서 큰 녀석과 달리 애정을 줄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케이지 안에 있는 녀석을 보니 은근하게 예쁘다. 너도 사랑받을 놈이라는 마음을 담아서 이름을 지어준 것이 미서이다.

요즘은 이 녀석도 꽤 설친다. 케이지 가까이 가면 반가운지 얼굴을 내밀고 케이지를 오르고 문을 열면 다가온다.

 

아래에 있는 녀석은 백설스화이다. 우리 애 책상에서 찍혔다. 공부하는 아이 책상이 낯설고 무섭지 않은지 잘 돌아다닌다. 책을 편 그 좁은 틈 사이로 쏙 들어갔다 아이에게 얼굴을 내민다.

햄스터, 백설스화
햄스터, 백설스화

거대 햄스터로 자라고 있는 중이다. 새끼 때에는 등에 노란색이 있었는데 어느새 없어지고 하얗다. 이름을 백설공주에서 백설, 백설만으로는 심심해서 백설공주의 영어이름인 snow white의 앞 글자를 따서 백설스화이다. 백설쑤아~하고부른다.

아주 활동적이다. 자기를 봐 달라고 케이지를 쉴 새 없이 긁어대는 놈이다.

이 녀석이 제법 인간과 교감을 하는 게 보인다.

마치 개인 양 턱을 쓰다듬어 주기도 한다. 그러면 눈을 지그시 감을 때도 있다. 웃기는 놈이다.

요즘은 이 두 녀석이 깜깜한 아침에 출근하려 하면 각자 케이지를 긁어대며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한다. 덕분에 아침에는 시끄럽다. 출근하는 시간이 경쾌해진다. 

 

3. 햄스터와의 교감

이 녀석들이 무서워하지 않고 가끔은 부를 때 오기도 하니 신기하기만 하다.

아무래도 햄스터는 개와 달리 뇌가 작아 사회적 교감을 할 능력이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예상을 깬다. 하기야 스위치를 누르면 전기 고통을 받게 한 쥐 실험에서 다른 쥐가 전기 고통을 받게 되는 것을 보면 쥐는 스위치를 누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쥐도 강한 공감을 하는 동물이다. 아니 동물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본질적으로 모두 이런 마음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전에 기르던 햄스터도 아이와 아주 친하게 지냈다. 미물이지만 미물이라 말하기엔 존재가 선명하다.

 

요놈들이 애정표시로 살짝살짝 깨무는 것 같은데 내 손이 워낙 예민해서 그것을 받아주질 못한다. 그래서 손안에 폭 넣지 못하고 그냥 쓰다듬기만 한다. 그게 유일한 아쉬움이다.

매일 이름을 불러주고 먹이를 주면서 교감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건강하게 사랑받고 있으니 또 한 가족으로 하여금 사랑을 주게 하니 이 녀석들은 복도 있고 덕도 있다.

 

* 이 글의 햄스터는 고양이 대니가 집에 들어오기 전에 살았습니다.

 

<관련 글>

 

햄스터와 이별

오랜 시간 살지 못하는 작은 동물 햄스터.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동물은 많은 사랑을 주고 또 많은 사랑을 받고 얼마 있지 않아 떠난다. 그리고 교감의 깊이만큼 긴 여운을 남긴다. - 목차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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