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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스케치

세종시 느낌

by Mr. Goodman 2022.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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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은 서울과 광역시를 제외하고 우리나라 어느 도시보다도 유명할 것이다. 구글 트렌드를 검색하면 인구가 많지도 않은 대전 옆의 작은 도시인데도 어느 도시보다 검색량이 많다.

들어서는 익숙하지만 낯선 도시 세종에 대한 주관적 인상을 적어봅니다.

 

- 목차 -

1. 서울에서 세종까지 가보기

2. 갑작스러운 도시의 등장

3. 세종시의 중심, 정부종합청사

4. 걸을 때 세종시 느낌

5. 세종시 사람들에게서 받는 느낌

6. 집값

 

세종시에 대한 인상과 느낌


1. 서울에서 세종까지 가보기

서울에서 세종으로 KTX나 고속버스를 이용하여 갈 수 있다.

KTX를 타고 세종까지 가려면 오송역에서 내려, 거기서 버스를 타고 세종까지 가야 한다. 오송역까지 50, 거기서 세종까지 30분 정도 걸린다. 오송역을 나서면 바로 앞에 버스 정류소가 있고 세종으로 가는 버스들이 수시로 온다. 이 버스는 BRT라고 하여 버스 전용 차선을 이용하여 막힘없이 세종까지 간다.

고속버스를 타고 세종까지 갈 수도 있는데 강남고속버스 경부선 터미널에서 탄다. 도로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2시간 넘게 걸린다.

세종에서는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정차하여 거기서 타거나 내릴 수 있다.

 

2. 갑작스러운 도시의 등장

세종시로 들어가는 길에는 흔한 농촌 풍경이 펼쳐진다. 그러다 갑자기 새로 지은 고층 아파트가 나타난다. 아마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날 때 이런 느낌일 것이다. 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들이 대부분인데 최근에 세워진 것들이라 성냥곽 같은 모양이 아니고 건물 디자인이 멋지다.

대부분의 도시는 도시의 변두리로부터 서서히 중심부가 형성된다. 하지만 세종은 칼로 그은 듯 도시의 모습과 주변 농촌의 모습이 확연히 나뉜다.

시골 풍경에서 갑자기 이국적이라 할 정도의 건물군들이 나타나기에 세종시에 들어설 때 독특한 느낌을 받는다.

세종시 남쪽으로 당진영덕고속도로가 지나가는데 거기서 바라본 세종은 섬처럼 보인다. 강변북로에서 여의도를 볼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초현대적인 건물들이 모여 있고 주변은 갑자기 아무것도 없다. 여의도는 한강이 경계라면 세종은 허허벌판이 경계를 이룬다. SF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세종시
세종시

 

3. 세종시의 중심, 정부종합청사

세종시는 행정 수도를 목표로 만든 도시이므로 정부종합청사가 중심이다.

정부종합청사는 열차를 이어놓은 것처럼 다양한 외관의 건물들이 일렬로 구불구불 이어져 있다. 대체로 건물 한 동에 한 개의 정부 부처가 있다. 거대한 건물에는 뉴스에서나 보는 정부 부서들의 간판이 외벽에 붙어 있다. 건물의 위용이 대단하다. 건물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힘이 전해 온다.

 

담이 촘촘히 박힌 쇠기둥들로 되어 있다. 틈으로 건물 안이 보이지만 들어갈 수 없다. 공간이 폐쇄적이지 않지만 지킬 것은 철저히 지키는 모습이다.

정부종합청사가 있는 동네가 어진동이다. 머릿속으로는 어진[御進]이라는 한자가 떠오르고 이 동네 이외에는 대한민국 어디에도 못 쓸 동네 명칭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권위주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의아했다. 그러나 아닌가 보다. 한자어로 된 동네 이름이 아니고 그냥 우리말로 어진동인가 보다.

 

4. 걸을 때 세종시가 주는 느낌

세종은 처음 만들 때 차 없는 도시로 만들려 했다고 한다. 도로가 좁고 불편하다. 이상적인 의도는 이해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을 머릿속 당위로 규정하면 안 된다.

서울의 1개 구보다 큰 것 같은 도시이다 보니 걸어서 다니기는 어렵다. 대중교통이라도 원활해야 하는데 그것도 부족해서 결국 자동차로 다녀야 한다. 그런데 도로가 안 좋다 보니 차를 타고 다니기가 힘들다. 도로만 보면 아무리 봐도 잘못 만든 도시다.

 

정부종합청사를 제외하면 세종시의 대부분은 아파트나 주상복합 건물이다. 즉 사람의 거주 공간이다. 사람의 삶이 잠자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집으로 쓰이는 건물 이외에 다른 건물들은 참 부족하다.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길과 동네, 동네 사람들의 동선을 따라 형성된 상권으로 도시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계획에 의해 만들어진 도시이다 보니 겉으로 보이는 도시의 모습은 경탄할 정도로 세련되었지만 살기에 편하지 않다.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나가서 간식거리를 사 오거나 아니면 사우나라도 가는 것이 평범한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인데 그것이 쉽지 않다.

가게들이 새로 만든 커다란 상가 건물에 있어 마실 나가듯이 다니기가 어렵다.

세종의 내면은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는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다.

 

5. 세종시 사람들에게서 받는 느낌

깔끔하고 반짝반짝하고 정돈된 인상을 주는 도시가 세종이다.

그리고 이 도시에는 공무원이 많다. 중앙 정부에서 정책을 만들고 정책을 추진하는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경우에 어긋나는 행동은 경계한다. 소위 법과 규칙을 잘 지킨다.

법이란 것은 안정성이 핵심이다. 상황과 무관하게 그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세종에서는 의외성보다는 질서와 안정을 느끼게 된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창조성보다는 꾸준히 그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신뢰와 믿음이 이 도시를 지배하는 분위기다.

좋게 말하면 안정적이고 나쁘게 보면 재미가 없다.

 

세종이라는 도시가 주는 안정은 사람들에게서 많이 드러난다.

아이들 얼굴 보기가 어려워진 나라가 되었는데 세종은 예외다. 아이 두 명 이상이 기본이다. 어린아이들 키우기는 참 좋은 도시다. 좁은 도로는 아이들 우선이어서 아예 속도 낼 생각을 하지 못한다.

공립어린이집도 많고, 초등학교도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신경 쓰는 것이 보인다. 아이들 키우기는 정말 좋은 도시다.

아이들이 많은 도시이다 보니 젊다. 이 모든 것이 미래가 불안정하지 않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도시를 만나면 그 도시의 얼굴이 되는 많은 건물을 먼저 본다. 그리고 생활의 편리성을 보게 된다. 세종은 도로를 제외하고 참 잘생겼다. 잘생긴 도시에 가게들도 자리 잡고 있지만 편리함은 덜하다.

그리고 반듯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도시는 안정적이고 질서가 잡혀 있다.

 

6. 집값

세종이 많이 회자된 이유는 이런 생활의 특징보다 부동산 때문일 것이다. 한동안 전국 최고로 집값이 올랐다가 또 전국 최고로 집값이 내리고 있다. 집값을 결정하는 요소야 워낙 많고 또 상황에 따라 그 변수들의 가중치도 달라진다. 세종의 집값이 비싸다 싸다 말하기 어렵다.

단, 도시의 생김새만 보면 우리나라의 어느 도시보다 세련됐다.

 

세종은 다른 도시다. 세종은 우리나라의 다른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국가가 마음먹고 계획을 세워 잘 만들려고 노력하는 도시인 것은 분명하다. 많은 세금이 투입된 만큼 훌륭한 도시이다. 자연발생적 도시와는 달리 사람들이 살기에 미성숙한 면이 없지 않으나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가족 중심의 조용하고 재미없는 도시이지만 이것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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