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 / 존 르 카레 / 최용준 / 열린책들
- 목차 -
1. 책과의 만남
2. 줄거리
3. 스파이 소설이라는 기대의 기분 좋은 어긋남
4. 책을 덮고 뒤에 남는 소설의 가치에 대하여
죽은 자에게 걸려온 전화 독후감
1. 책과의 만남
한동안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글을 쓰기는 더욱 어려웠다.
비록 책을 읽었으나 단지 읽는 순간 즐거움을 느끼는 것으로 끝날 뿐 책과 대화하고자 하는 의욕이 사라졌다.
요즘 다행스럽게 의욕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다가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가 눈에 띄었다. 어릴 때 영화로 본 것 같은데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다. 제목이 무척 낯익고 영화 제목이 무척 멋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 책을 사려다 '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가 먼저 출간된 것을 알았다. 이 책 저자의 많은 책이 번역 출간되어 있기에 발표 순서대로 읽는 것이 좋겠다 싶어 먼저 ‘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를 읽었다.
2. 줄거리
주인공 스마일리는 방첩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직 스파이다. 그는 외교부에 근무하는 새뮤얼 패넌이 공산주의자라는 편지를 받고 그와 면담한다. 면담이 있은 후 패넌의 자살 소식이 들린다.
조사를 하기 위해 스마일리는 패넌의 집으로 찾아가고 거기서 부인인 엘자 패넌을 만난다. 대화 도중 전화가 오는데 패넌이 부탁한 전화였다. 그런데 엘자는 그 전화를 자기가 부탁한 것이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스마일리는 살인이었음을 직감하고 조사를 시작하고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한다. 자동차 번호라는 작은 단서를 시작으로 동독의 첩보부가 여기에 개입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담당자는 자신이 독일에서 활동할 현지 스파이로 발탁한 디터 프라이였다.
동독 첩보원의 연락 방법을 역이용하여 엘자와 디터를 함정에 빠뜨린다. 엘자는 죽음을 당하고 디터는 그곳을 빠져나가지만 스마일리와 대면하게 된다. 그리고 선생과 제자였고 나치에 함께 저항했던 동료였으나 이제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라는 다른 체제에 속한 두 사람은 목숨을 걸고 싸운다.
3. 스파이 소설이라는 기대의 기분 좋은 어긋남
작가 존 르 카레는 영국 외무부에서 근무하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업 작가로 전직한다.
이 때의 경험이 그가 쓴 소설의 장르에 녹아 있다.
이 작품은 아직 외무부에 근무할 때 쓴 그의 첫 번째 작품이다.
스파이 소설이라 하는데 이런 분류가 특별히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의학 소설, 법정 소설, 노동자 소설과 같이 구분하지 않는다. 내용에 따른 소개이지 이것을 별도의 장르로 구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내용의 특성상 시간 보내기용으로 적합한 듯하다. 스파이들이 나오는 첩보 영화는 하나 같이 지극히 오락성이 강한 영화들이다. 내용이야 단순하지만 악당을 무찌르고 정의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액션과 기발한 아이디어, 화면의 스케일 등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소설도 그러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소설 좀 다르다.
주인공인 스마일리부터 보통 기대하게 되는 스파이와 다르다. 얻어맞아서 죽다 살아나는 액션과는 거리가 먼, 은퇴를 앞두고 한직으로 밀려난 초로의 남자다.
사건 역시 적성국가간 정보를 캐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음모, 배신, 피아구분이 불가능한 갑갑함, 스릴, 치열한 두뇌 싸움과는 무관하다.
오히려 단서 하나로 미묘한 어긋남을 발견하고 어긋남을 헤치면서 실체를 밝혀내는 추리 소설에 가깝다.
하지만 추리 과정에서 등장하는 인물이 스파이라는 점, 이 스파이들의 은밀성을 드러내는 점에서는 보통 추리 소설과는 다른 특성을 지닌다.
4. 책을 덮고 뒤에 남는 소설의 가치에 대하여
작가에 대한 평을 보면 이데올로기 싸움과 그 과정에서 소외되는 인간에 대한 고뇌를 그린다고 했는데 이 책에서 그런 점을 크게 느낄 수는 없었다. 만약 그런 점이 드러났다면 이 책을 다 읽은 후 꽤 묵직하게 생각할 거리를 남겼으리라.
순수문학이라고 분류되는 작품이 있는데 실상 무엇이 순수문학인지 난 알지 못한다. 이런 문학에 대척점으로서 대중소설이 있다. 대중소설은 순수문학보다는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대중소설계에서는 강박적으로 스스로를 어떤 철학적 명제에 기초해 분석할 수 있는 작품으로 평한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순수문학이 뭔지 모르겠으나 책을 덮고 사유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작품들이 과연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은 이야기의 재미가 충분하다.
또 이야기를 전달하는 작자의 말솜씨, 글솜씨가 깔끔하다. 그러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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