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문화 속에서 잉태되고 꽃을 피우고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명리학은 과연 동아시아라는 지리적 한계를 넘어서 적용할 수 있을까요?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을 태어난 곳의 시간을 기준으로 사주를 구성해도 될까요?
- 목차 -
1. 사주를 정하는 달력, 만세력
2. 시간대에 따른 만세력 적용의 어려움
3. 경험적 시간의 선후
4. 날짜변경선에 따른 하루와 시간의 혼란
5. 국제표준시에 따른 만세력 적용 타당성
6. 모호성이 없기를 바라며
외국에서 사주 시간 정하기 문제
1. 사주를 정하는 달력, 만세력
명리학은 태어난 날짜를 천간과 지지라는 코드로 표시하여 각 코드의 의미, 그리고 그 코드 간의 관계성을 파악하여 개인의 운명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정확하게 태어난 날짜를 정하는 것이 운명을 알기 위한 첫 번째 조건입니다. 그 날짜는 만세력이라는 달력으로 표시합니다.
명리학의 지리적 한계를 논하려면 만세력이 지구 모든 곳에 적용할 수 있는 달력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시간대에 따른 만세력 적용의 어려움
남반구의 경우 계절적으로 반대가 됩니다. 그래서 만세력에 기초한 시간 표시로서는 남반구에서 태어난 사람의 운명을 해석할 수 없습니다.
북반구의 경우 계절적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지구는 자전합니다. 그래서 경도별로 시간이 달라집니다. 우리나라가 밤 10시일 때 런던은 오후 1시입니다.
동시에 태어난 아이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밤 10시에 태어나 지지 술토의 기운이 있을 때, 런던에서 태어난 아이는 미토의 기운이 있습니다.
같은 시간에 태어나더라도 사주가 다른 것입니다.
남반구처럼 아예 사주 자체를 볼 수 없지는 않아 서울에서 태어난 아이가 임인년 계축월 신미일 무술시일 때 시주만 을미시로 태어난 당시의 런던의 자연적 조건에 맞춰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주 자체를 알 수 없는 남반구와 달리 사주를 구성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쉽게 수긍할 수 있지 않습니다.
3. 경험적 시간의 선후
태양이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므로 동쪽으로 갈수록 해가 먼저 뜨고 먼저 집니다. 즉 그만큼 먼저 시간을 맞습니다.
도쿄와 서울, 베이징을 보면 도쿄가 먼저 아침을 맞고 다음이 서울 그리고 얼마 후 베이징에 해가 뜹니다.
그래서 도쿄가 아침 6시일 때 베이징은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새벽 5시입니다.
도쿄가 막 임진시에 접어들 때 베이징은 아직 신묘시입니다.
동쪽으로 갈수록 먼저 하루를 시작하고 서쪽에 있는 곳은 동쪽보다 시간이 조금 늦습니다.
날이 바뀌는 것을 보면 도쿄가 밤 12시가 되어 새로운 날이 될 때 베이징은 아직 전날 11시이고 1시간이 지나서야 같은 날짜가 됩니다.
도쿄는 경도상 위치가 동경 135도입니다. 도쿄에서 더 동쪽으로 가면 동쪽에 있는 지역은 하루를 조금 더 일찍 시작합니다. 즉 표시되는 시간이 조금 더 빠릅니다. 계속 동쪽으로 가서 동경 180도 지점까지 가면 이곳은 도쿄보다 3시간이 빠릅니다.
서울이 임인년 계축월 신미일 무술시라면 서울보다 3시간이 먼저 가는 동경 180도는 임인년 계축월 신미일 기해시 또는 임신일 경자시가 될 것입니다.
동경 180도에서 동쪽으로 가면 역시 시간이 더 빨라질 것입니다. 경위도 표시법으로 동경 180도에서 1시간 빨리 가는 동쪽으로 15도를 더 가면 경도는 서경 165도입니다. 이 경우는 도쿄가 서울보다 정오가 먼저 되듯이 서경 165도에 있는 사람은 동경 180도에 있는 사람보다 시간이 먼저 갑니다.
4. 날짜변경선에 따른 하루와 시간의 혼란
요즘 시간 표기법으로는 먼저 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루가 더디다고 판단합니다. 임인년 계축월 신미일 무자시 또는 신미일 기해시가 됩니다.
서경 165도 지점은 동경 180도 지점보다 동쪽에 있어서 분명히 먼저 아침을 맞았는데 아니라고 달력상으로 표시합니다. 경험적 세계와 너무도 차이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국제표준시 때문입니다.
국제 표준시라는 것이 영국이 임의로 런던을 중심으로 잡고 경도를 설정한 결과입니다. 인간이 임의로 만든 규칙입니다.
국제 표준시는 현대 사회의 약속이기에 수긍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주를 구성할 때는 문제가 됩니다. 도쿄가 서울보다 먼저 시간을 맞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면서도 서경 165도는 동경 180도보다 먼저 맞는다고 하지 않게 되는 셈입니다.
그 규칙에 맞춰 만세력을 북반구의 여러 나라에 적용한다는 것이 과연 옳은지 의문이 듭니다.
만세력 보다 한참 뒤에 만들어진 국제표준시에 만세력 체계를 끼워 맞춰 생년월일시를 표현하는 것이 과연 타당성이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만세력으로 동아시아와 멀리 떨어진 곳의 날짜를 표시할 때 현실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경험적 세계와 인간 사회가 약속한 규칙과 어긋남이 있습니다.
5. 국제표준시에 따른 만세력 적용 타당성
인터넷에서 서양의 유명인들 사주를 풀이한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다들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잘 풀이했습니다. 하지만 분석에 앞서 분석을 틀인 사주 구성이 어긋날 수도 있는데 정확하게 맞힌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만세력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국제 표준시를 근거로 변환한 사주는 어쩌면 다른 사주가 될 수 있고 그러면 다른 사주로 그 사람의 운명을 검증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맞다면 곤란합니다.
임철초라는 명리학계에 족적을 남긴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이 본인의 사주를 연지 하나만 차이가 나는 사주와 비교합니다. 그리고 고작 연지 하나의 차이로 인하여 인생의 변화가 얼마나 달라지는지에 대해 논합니다. 연지는 사주를 구성하는 여덟 글자 중 가장 미약한 영향을 가집니다. 그 글자 하나로 삶이 변하는데 일간, 일지, 시간, 시지, 어떤 경우는 월간과 월지까지 모두 어긋난 사주로 해석했을 수도 있는데 해석이 들어맞는 것입니다.
6. 모호성이 없기를 바라며
남반구는 계절이 달라 월을 적용할 수 없지만 북반구는 사주 해석에서 기준이 되는 일간이 모호해집니다. 더 크게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동아시아에서는 경험적으로도 만세력에 기초한 시간 기록에 의심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보편적으로 적용되는지는 의심이 듭니다.
남반구는 물론이고 당연하다 여겨온 북반구에서도 아무런 의심 없이 적용하기가 곤란합니다. 명리학의 학문적 논리에 대한 타당성 여부 이전에 사주를 구성하는 달력의 적용 문제입니다. 이 부분의 해결이 필수적이라 보입니다.
탄탄한 토대 위에 동아시아의 인문학적 자산인 명리학이 세계적으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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