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이 음악 좋아할 거야.”
아이가 일본 노래를 유튜브로 보여준다. 영상이 난해하여 음악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평범한 노래라 생각하고 잊었다.
아이가 일본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BGM으로 노래가 나온다. 작은 소리로 잔잔히 음악이 흐르는데 갑자기 슬픔이 밀려왔다. 알고 보니 아이가 이전에 내가 좋아할 거라 소개했던 음악이었다. 요네즈 켄시(米津玄師)의 레몬이었다.
그리고 드라마는 언내추럴이었다.
번역한 일본어 가사를 보니 일본어 원문이 제법 읽힌다. 쉬운 단어를 사용하여 단순한 문장으로 가사를 만든 것 같다.
일본어가 모국어라면 담담하게 그리움을 가슴 속에 담으며 노래하는 느낌이 더 클 것 같다.
이 노래는 떠나간 사람을 그리워하는 지금 자신의 모습과 만약 그 사람도 이렇다면 자기를 잊어달라는 부탁을 담고 있다.
비록 슬픔도 괴로움도 함께 나눴지만 미처 자기가 알지 못했던 일들이 있었음을 안타까워한다.
레몬의 씁쓸한 냄새처럼 떠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흩어지지 않고 남아 있고,
홀로 있는 지금의 어둠이 그대로 있겠지만 그 사람이 자기의 빛이라고 말한다.
대중 가요의 가사는 거의 대부분 노래하는 사람이 자기의 마음을 전한다.
3인칭이 아니라 1인칭이다. 그래서 누가 부르건 그 노래를 부르는 순간 가사는 부르는 사람의 고백이다.
가사는 이별 후에 옛 연인을 그리워하는 내용이다.
대중가요의 흔한 노랫말이다.
그런데 멜로디와 어울려 가을의 허한 마음에 와 닿는다.
떠난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남아 있는 자의 아픔이 드라마의 엔딩에 잔잔하게 깔리면 마음이 꽤 아려온다.
마지막으로 던지는 ‘あなたはわたしの光’는 여운을 크게 남긴다.
살아가는 의미로서의 빛, 히카리는 다른 기억을 소환한다.
H2의 주인공 히카리다.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 H2는 야구를 소재로 삼지만 스포츠 만화가 아니라 로맨스 만화다. 오래전 각 나라의 드라마를 평가하는 말이 있었다. 병원 드라마라면 미국 드라마는 의사가 일을 하고 일본 드라마는 의사가 설교를 하고, 한국 드라마는 연애를 한다고 했다. 이 만화는 일본 야구 만화인데 연애를 한다. 그것도 어린 고등학생들이 연애를 한다.
사실 특별한 것 없는 스토리의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어마어마한 인기를 얻었다.
이 만화에서 히카리는 남자 주인공인 히로와 히데오의 사랑을 받는다. 히데오와는 공개된 연인이지만 히로와는 감정선이 미묘하다.
아주 어릴 때부터 알던 사이였고 마치 동생처럼 어린 히로였다. 히로가 히데오를 소개하기도 했다.
히로가 점점 크면서 히카리에 대한 숨겨야 하는 감정이 안타깝게 그려진다.
이 만화의 주인공들은 모두가 착하다.
모두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애쓴다. 많이 어른스럽다.
그리고 갈등이 있지만 그 갈등이 다른 의미로 확대되지 않도록 소중한 것을 잃지 않으려 조심스레 다룬다.
이런 모습이 보기 좋다.
결국 정리를 해야만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청춘의 풋풋함은 마지막을 향한다.
히로의 손에서 전력을 기울인 공이 떠난 후 히로에게 히카리는 언제나 빛으로 남는다.
히로가 히카리에게 고백 아닌 고백을 한다 자기에게 사춘기가 늦게 왔을 뿐이라고. 모두가 착한 아이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슬픔이 남는 이유는 다만 사춘기가 늦게 온 것이다.
나이가 들어 운명을 공부하면서 이렇게도 마음 아프게 운의 힘을 잘 표현한 글을 찾지 못한다.
히로에게 히카리가 빛으로 존재하듯이 그 감성을 레몬 노래를 부르며 나의 입으로 나의 빛이라 외친다.
만화와 노래라는 다른 영역의 예술 작품이, 1990년대와 2018년의 시대를 달리하는 작품이 한 개인의 삶에서 만나 아련한 감정을 일깨운다.
Lemon - 米津玄師
夢ならば どれほど よかったでしょう
유메나라바 도레호도 요캇다데쇼오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未だに あなたのことを 夢にみる
이마다니 아나타노고토오 유메니미루
아직도 널 꿈속에서 보고 있어
忘れた物を 取りに 帰るように
와스레타모노오 토리니 카에루요오니
잊고 있던 물건을 찾으러 돌아간 것처럼
古びた 思い出の 埃を 払う
후루비타 오모이데노 호코리오 하라우
오래된 추억의 먼지를 털어
戻らない 幸せが あることを
모도라나이 시아와세가 아루코토오
돌아오지 않는 행복이 있다는 것을
最後に あなたが 教えてくれた
사이고니 아나타가 오시에테쿠레타
마지막에야 너는 가르쳐 주었어
言えずに 隠してた 昏い過去も
이에즈니 카쿠시테타 쿠라이카코모
말하지 않고 숨겼던 어두운 과거도
あなたが いなきゃ 永遠に 昏いまま
아나타가 이나캬 에이엔니 쿠라이마마
네가 없다면 영원히 어두운 채로
きっと もうこれ以上 傷つくことなど
킷토 모코레이죠 기즈츠쿠코토나도
분명 이보다 더 상처 입는 것
ありはしないと わかっている
아리와시나이토 와캇테이루
있을 리 없다고 알고 있어.
あの日の 悲しみさえ あの日の 苦しみさえ
아노히노 카나시미사에 아노히노 구루시미사에
그날의 슬픔조차 그날의 괴로움조차
そのすべてを 愛してた あなたとともに
소노스베테오 아이시테타 아나타토노모니
모든 것을 사랑했어 너와 함께
胸に残り 離れない 苦いレモンの 匂い
무네니노코리 하나레나이 니가이레몬노 니오이
가슴에 남아 떠나지 않는 씁쓸한 레몬의 냄새
雨が 降り止むまでは 帰れない
아메가 후리야무마데와 카에레나이
비가 그칠 때까지 돌아갈 수 없어
今でも あなたは わたしの 光
이마데모 아나타와 와타시노 히카리
지금도 넌 나의 빛이야
暗闇で あなたの 背を なぞった
쿠라야미데 아나타노 세오 나좃타
어두운 곳에서 너의 등을 그렸어
その 輪郭を 鮮明に覚えている
소노 린카쿠오 센메니오보에테이루
그 윤곽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어
受け止めきれないものと出会うたび
우케토메키레나이 모노토 데아우타비
받아들일 수 없는 것과 만날 때마다
溢れて やまないのは 涙だけ
아후레테 야마나이노와 나미다다케
흘러 멈추지 않는 것은 눈물 뿐
何を していたの 何を 見ていたの
나니오 시테이타노 나니오 미테이타노
무엇을 하고 있었나, 무엇을 보고 있었나
わたしの 知らない 横顔で
와타시노 시라나이 요코가오데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얼굴로
どこかで あなたが 今 わたしと 同じ様な
토코카데 아나타가 이마 와타시토 오나지요오나
어디선가 당신이 지금 나처럼
涙にくれ 淋しさの 中にいるなら
나미다니쿠레 사비시사노 나카니이루나라
눈물로 쓸쓸함 속에 있다면
わたしの ことなど どうか 忘れてください
와타시노 코토나도 도오카 와스레테쿠다사이
나 따윈 부디 잊어주세요
そんなことを 心から 願うほどに
손나코토오 코코로카라 네가우호도니
그런 것을 마음속으로 빌 정도로
今でも あなたは わたしの 光
이마데모 아나타와 와다시노 히카리
지금도 넌 나의 빛이야
自分が 思うより 恋をしていた あなたに
지분가 오모우요리 고이오시테이타 아나타니
내가 생각한 것 보다 너를 더 사랑해
あれから 思うように 息が できない
아레카라 오모우요오니 이키가 데키나이
그 후로 생각한 것처럼 숨을 쉴 수가 없어
あんなに 側に いたのに まるで 嘘みたい
안나니 소바니 이타노니 마루데 우소미타이
그렇게 옆에 있었는데 마치 거짓말 같아
とても 忘れられない それだけが 確か
도테모 와스레라레나이 소레다케가 타시카
결코 잊을 수 없어 그것만은 확실해
あの日の 悲しみさえ あの日の 苦しみさえ
아노히노 카나시미사에 아노히노 구루시미사에
그날의 슬픔조차 그날의 괴로움조차
そのすべてを 愛してた あなたとともに
소노스베테오 아이시테타 아나타토노모니
모든 것을 사랑했어 너와 함께
胸に残り 離れない 苦いレモンの 匂い
무네니노코리 하나레나이 니가이레몬노 니오이
가슴에 남아 떠나지 않는 씁쓸한 레몬의 냄새
雨が 降り止むまでは 帰れない
아메가 후리야무마데와 카에레나이
비가 그칠 때까지 돌아갈 수 없어
切り分けた 果実の 片方の様に
키리와케타 카지츠노 카타호노요오니
잘라서 나눈 과일의 한 쪽처럼
今でも あなたは わたしの 光
이마데모 아나타와 와타시노 히카리
지금도 넌 나의 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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