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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가족 한방 주치의
일상스케치

사탐 공부, 춘추전국시대와 제자백가

by Mr. Goodman 2021.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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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한의사가 되기 전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서울대에서 사회과학을 공부했던 저에게 사탐을 배운 제자가 전국 수석을 했습니다. 그 경험을 나눕니다. 고등학생들이 봤으면 좋겠군요. 예전에 학생들에게 했듯이 편하게 말하는 형식으로 쓰겠습니다.

 

지수야 상상을 해 보자.

여기서 멀리 떨어진 남미의 브라질 어느 마을이야. 거기서 건물이 무너지며 그 건물 벽 안에 있던 책들이 발견되는데 이 책이 한글로 쓰여 있어. 그것도 우리말로 된 한글이야. 이들은 우리말을 쓰고 한글을 썼나 봐.

그들이 쓴 책을 읽고 먼 곳에 살던 사람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온전히 알 수 있겠지? 어떤 기분이 들까? 감동과 감탄에 입을 다물지 못할 것 같아.

 

그런데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단다. 다만 장소를 시간으로 바꿔 옛날로 가보자. 동아시아에서는 3,000년 전의 사람이 했던 말을 그대로 읽고 이해할 수 있단다.

마치 오늘날 우리가 글이나 영상을 읽고 보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고 또 감동을 느끼는 것 그대로를 3,000년 전 사람에게서도 느껴. 왜냐하면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글을 써 놓았기 때문이야.

한자와 한문이지.

 

물론 요즘 한문은 쓰이지 않아. 그래도 이집트 상형문자나 하다못해 서양문화의 기틀인 로마의 라틴어가 완전히 사어가 된데 반해 한문은 아직도 일상생활 속에 남아 있단다. 영어 배우듯 공부하면 되는 반은 우리말, 반은 외국어야. 한자야 더 말할 필요도 없어.

당장 선생님이 보는 동의보감이 한문 투성이인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동아시아의 어마어마한 문화적 자산이야.

 

한자로 쓴 책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기가 춘추전국시대야. 참고로 이때는 우리가 아는 종이책은 아니었어. 대나무를 세로로 반을 쪼개면 하얀 속이 보이겠지? 여기다 글을 써요. 글을 쓴 대나무 하나하나를 중간에 구멍을 뚫어서 가죽끈으로 묶어. 이것을 죽간이라고 하는데 오늘날 종이책이 나오기 전의 형태란다. 영화 신과 함께에서 염라대왕이 죽간을 펼치고 있었을 거야.

책을 한자로 쓰면 이 되는데 잘 보면 대나무 같은 길쭉한 것들을 가운데 가죽끈으로 묶은 모양이란 것을 알 수 있어.

 

문자로 자기의 생각을 써 놓고, 책을 통해 생각의 유통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 춘추전국시대였어.

시대가 많은 정보를 요구했기 때문이야.

 

지금 중, 고등학생을 보면 진학을 위해서 도와주는 산업이 어마어마해. 당장 학교 선생님, 출판사, 책의 저자, 학원, 진학 컨설턴트, 적성 및 심리 분석, 신경정신과 병원, 유학원 등 무궁무진해.

 

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이런 다양한 방면의 전문분야가 생긴 거야. 경쟁이 발전을 유발한 것이지.

입시에서 이렇게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집단이 생겼는데 만약 경쟁이 말 그대로 살고 죽는 것과 관련된다면 어떻게 되겠니? 이기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겠지. 춘추전국시대가 바로 이런 때였어.

 

내가 조그마한 고을을 다스리는데 주변에 있는 고을에서 어떻든지 내 고을을 빼앗으려 해. 만약 빼앗기면 내 재산만 빼앗기는 것뿐만 아니라 나와 내 가족 모두를 다 죽여. 무섭지 않니? 어떻든지 살아남아야 해. 이러니 내가 다스리는 고을이 다른 곳보다 더 강할 수 있으려면 온갖 도움을 다 받으려 해.

 

춘추전국시대는 대략 BC800년부터 BC300년에 해당하는 시기야. 아주 오래전 옛날이지. 조그만 고을을 중심으로 세력을 형성한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땅따먹기를 시작했어. 시간이 흐르면서 그 규모가 점점 커졌단다. 오나라, 진나라는 들어봤을 거야. 그런데 괵나라라고 들어봤니? 춘추전국시대 초기에 있던 나라야. 이런 잔챙이 나라들이 큰 나라들에 흡수되는 과정이 이 시기의 특징이야.

처음에는 싸움이던 것이 전쟁이라 부를 정도가 돼. 전쟁에서 승리하면 다른 나라의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할 수 있고 반대로 전쟁에서 지면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강한 사람만이 살아남는 사회가 되었다. 아무튼 전쟁이 일상이었던 시대였어. 그래서 전국(戰國) 즉 전쟁하는 나라들의 시대라고 이름붙인 것이지.

 

용
춘추전국시대 이후 왕은 용이 된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겨야 했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이 누군지는 구별하지 않고 등용해. 세상이 이렇게 변하다 보니 머리 좋은 사람들은 세상을 잘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고 나름 해결책을 얻게 돼. 그리고 이렇게 하면 잘 될 수 있다며 고을을 다스리는 지배자를 설득하기 시작해.

온갖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 그리고 이 사람들이 자기주장을 펼쳐.

 

멋진 말로 백가쟁명(百家爭鳴)이라고 해. 수많은 학파의 대가들이 서로 주장을 다툰다는 뜻이야. 유력한 지도자에게는 수천 명의 식객들이 머물렀다고 해. 거대한 자문단이 특정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조언을 하고 도움을 줬어.

 

일화를 하나 얘기하자면 이런 식객들 중에는 닭소리를 잘 내는 사람도 있었어.

패배한 지배자가 도망 다니다 잡히려 할 위험에서 닭소리를 내어 다른 쪽으로 유인해. 그 위기를 넘긴 지배자는 다시 일어나 가장 강한 세력을 이뤄.

그러나 이런 소소한 재능은 오늘날 남아 있지 않고 좀 더 고차원의 국가경영의 전략을 짠 사람들의 지혜가 거대한 학파를 이루어 오늘까지 전해지게 돼.

 

대표적인 학파가 유가(儒家)이다. 공자로부터 맹자 이후 연결되는 오늘날까지 동아시아 문화의 기반을 이루는 학파이지.

또 도가(道家)가 있는데 유가가 지배층의 뜻을 반영한다면 피지배층을 중심으로 퍼졌어. 참고로 동의보감이라는 책도 도가에 뿌리를 두고 있단다. 무림고수는 모두 도가계열이야. 

그 외 무수히 많은 학파들이 등장했단다. 대표적인 것이 묵가, 법가, 병가, 음양가, 종횡가 등이야.

아쉽게도 묵가는 거의 전해지지 않고 법가의 사상으로 결국 통일이 된단다. 법가는 한마디로 하면 '법대로 해' 주의야.

병가도 유명했는데 손자병법이란 말은 들어봤을 거야. 혹시 오월동주란 고사성어 아니? 와신상담은 알 거야. 모두 병가와 관련이 있어. 

 

아무튼 제자백가-여러 선생들과 그들의 많은 학파라는 의미-가 살벌한 시대적 배경에서 신분제가 파괴되면서 등장하게 돼.

그리고 이때 등장한 무수한 사상이 오늘날까지 동아시아 문화의 밑바탕에 여전히 흐르고 있단다.

 

당장 하나 볼까?

선배한테 존댓말을 하지? 영어만 보더라도 존댓말이 없는데 우리는 고작 1년 먼저 나왔다고 존대해. 이것도 유가의 삼강오륜 중 하나인 장유유서-나이든 사람과 어린 사람 사이에는 순서가 있어야 한다-에서 출발한 전통이란다.

 

거의 대부분 우리 문화는 춘추전국시대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어. 하다못해 중국의 영어 이름인 차이나(China)의 어원이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나라인 ()’이야. 코리아는 고려였지?

진시황릉 병마용
진시황 병마용

 

춘추전국시대에 대해 몇 개만 생각하자.

 

1. 날마다 전쟁으로 얼룩진 약육강식의 시대였다.

2. 이기기 위해 철기 사용 기술을 비롯하여 어마어마한 사회적 발전이 이루어졌다.

3. 경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다양한 사상이 꽃 피었다. 이것을 제자백가라 부른다.

4. 신분제의 파괴가 나타났다.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

 

 

기억력 향상하여 공부 잘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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