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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스케치

사탐 공부, 신석기혁명과 문명의 시작

by Mr. Goodman 2021.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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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한의사가 되기 전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서울대에서 사회과학을 공부했던 저에게 사탐을 배운 제자가 전국 수석을 했습니다. 그 경험을 나눕니다. 고등학생들이 봤으면 좋겠군요. 예전에 학생들에게 했듯이 편하게 말하는 형식으로 쓰겠습니다.

 

지수야, 우장산을 산책할 때 나무를 관찰해 보거라. 나무를 하나하나 구별할 수 없을 거야. 그냥 전체적으로 뭉뚱그려 나무, 풀 정도로 구분할 수 있겠지?

 

외계인이 지구에 왔다고 생각해 보자. 그중에 생물학자가 있어서 지구 생물을 분류하는데 인간은 그들의 눈에 어떻게 보일까? 다른 모든 종들과 다른 유일하고 독특한 종으로 보일까? 아니면 원숭이 비슷한데 독특하게 털이 없는 그런 종으로 보일까? 데즈먼드 모리스라는 동물학자는 인간을 털 없는 원숭이라고 불렀단다. 선생님은 이런 시각이 경쾌해.

 

인간도 동물이란 것을 깨닫게 한 대표적인 사람이 진화론의 다윈이야. 그런데 얼마나 조롱을 받았던지! 그때는 신이 창조한 인간, 온 세상을 다스릴 권한을 부여받은 인간이 한낱 동물과 똑같은 존재라는 것을 참을 수 없었나 봐. 물론 지금도 비슷해. 누구나 사람과 동물을 같은 반열에 놓고 생각하지 않아.

왜 그럴까? 생물학적으로는 하나의 종에 불과한데 말이야.

 

바로 문화, 문명 때문일 거야.

인간이 다른 동물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은 문명을 이룩했기 때문이야. 문명이 없이 그냥 자연 속에서 산다면 인류도 분명 원숭이에서 벗어나지 못해, 그것도 약한 원숭이지.

 

그런데 뇌가 발달하는 방향으로 인류가 진화하면서 모든 동물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 발달한 뇌에 의해 주위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인과관계를 파악하게 되고 어떤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원인을 조작할 수 있게 되었어. 단순하게 환경에 적응하는 존재에서 환경을 바꿀 수 있는 존재가 된 거야.

 

인류가 환경의 지배로부터 벗어난 결정적인 사건이 있어. 바로 농사를 짓는 것이다.

어느 천재가 씨앗과 열매의 관계를 알게 되었어. 천재 중의 천재지. 대략 6개월이 걸리는 시간 속에서 나타난 인과관계를 알게 되었으니까 말이야. 그 식물이 밀이었어. 오늘날 터키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

 

밀을 땅에다 뿌리면 그것이 가을에는 누렇게 익는다는 것. 그리고 얻는 양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50원 동전을 봐. 벼 그림이 새겨져 있는데 대략 50개 정도의 알갱이가 있어.

밀 한 톨을 심으면 50개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지. 반년만에 50배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일이 세상에 있을까? 없을 거야. 그런데 인류가 50배의 이익이 생기는 방법을 알게 된 거야. 인류는 농사를 시작해.

밀
농경 작물, 밀

 

농경을 하기 전까지 인류는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수렵과 채집으로 먹는 것을 구했어. 토끼 같은 작은 먹이는 한 끼 정도였을 것이니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사냥하러 가야 해. 만약 못 잡으면 굶는 수밖에 없었을 거야.

 

들소 같은 큰 먹이는 오래 먹을 수 있으나 잡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냥하다 다치거나 오히려 죽을 수도 있어. 한 끼 식사를 위해 목숨을 내걸었어.

또 산에서 열매를 따려고 하더라도 배부르게 먹을 양을 찾기가 쉽지는 않았을 거야. 인류의 조상이 살았던 건조한 지역에서는 풀은 많지만 열매는 드문 환경이었으니 채집이란 것도 참 힘들었겠지? 신나게 주워 먹고 있는 동안 사자 밥이 될 수도 있었을 거야.

 

불안하게 먹이를 구하던 인류가 50배의 어마어마한 먹거리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 거야. 당연히 농경 생활을 해야지. 비로소 인류는 배고픔에서 벗어나게 되었단다.

 

농경으로 인해 인류는 먹고도 남을 만큼의 식량을 생산할 수 있었어. ‘남는다는 말을 한자로 표현하면 '잉여'라고 한단다. 남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모든 사람이 식량생산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야. 한 사람이 생산을 하고 나머지 사람은 남은 식량으로 생존을 할 수 있게 되었어. 식량 생산 이외에 다른 일을 할 여유가 생긴 것이지.

 

생산하는 사람은 농사를 짓고 다른 사람은 대장장이가 되어 농기구를 만들기 시작했어. 참고로 엘리아데라는 종교학자가 있는데 이 사람이 당시 대장장이가 신의 대리인과 같았다고 주장해. 농기구를 사용하면 생산량은 더 늘어나겠지? 그러면 또 다른 일을 할 여유가 생긴단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은 모여 살면서 서로 재능을 교환하기 시작해. 도시 생활이고, 교환경제이고, 문명이 발달하는 모습이다.

대장장이
문명의 시작, 도구의 제작

 

농사를 지어야 하니까 정착 생활을 하게 돼. 정착 생활을 하면 그 주변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게 된단다. 인류의 지식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늘어가지. 가속이 붙은 인류의 지식은 계속 늘어나면서 문화를 만들고 오늘날과 같은 사회체계가 형성되면서 드디어 우리가 동물이라고 부르는 것들과는 구분할 수 있는 존재가 돼.

 

정착생활을 하면서 집을 짓고, 경작을 하기 위해 도구를 만들고 이 도구는 밀을 베기 위해서 날카로워야 하니까 갈아서 만들었어. 간석기를 사용한 거지.

갈아서 만든 석기를 이전에 만들었던 석기와 구별해. 인류는 이미 200만 년도 전에 깨진 돌멩이를 도구로 사용했어. 단단한 돌을 서로 부딪치면 하나가 깨지고 깨진 면이 날카롭거나 뾰족하겠지? 그렇게 만든 석기를 199만 년 이상 사용했어. 그러다 만 년 전에 돌을 갈기 시작한 거야.

 

그리고 수확을 한 다음 두고두고 먹기 위해서 저장 도구가 필요했고 그것이 오늘날 발견되는 토기들이란다.

신석기시대의 집터를 보면 오늘날과 비슷해.

집은 난방을 하고 부엌을 비롯해서 생활공간이 기능적으로 나누어져 있어. 창고와 같은 식량 보관 장소가 있었어. 사람들이 기능에 따른 구분을 할 수 있게 되었어. 199만 년 이상을 떠돌이 수렵 채취 생활을 하던 인류가 갑자기 오늘날 우리와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존재가 된 거야.

 

먹는 것을 구해야 하는 걱정이 없어지다 보니 인간의 뇌는 더 스스로를 자극하면서 발달해. 이제 '놀자'가 나타나는 거야. 놀자가 곧 문화야.

음악, 미술, 사상, 종교, 기술 뭐 이런 것들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발전해.

 

이제는 한 사람이 많은 사람을 먹일 수 있게 되다 보니 일을 안 하고 먹는 사람이 많아져. 생산하는 사람과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해 주는 사람으로 나눠진 것이지. 재미있게도 덜 중요한 것 같은 생산 환경을 유지해 주는 사람이 지배층이 된단다. 이들은 생산하지 않고 거둬들이면서 나쁘게 말하면 놀고먹어.

그리고 그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 사람을 통치하는 제도를 발달시켜. 사회가 더 유기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지.

 

농경을 하면서 인간은 원숭이와는 다른 위대한 존재가 되었어.

동물로부터의 탈출을 가능하게 한 위대한 혁명이 바로 신석기 혁명이었던 거야.

신석기라고 해서 간석기를 쓴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농경을 했다는 것이 중요해.

 

농경이 제일 처음 시작한 곳은 지금 이라크가 있는 곳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이었어. 만 년 전이라고 해. 당연히 문명이 여기서 처음으로 꽃 피지.

그러다가 농경은 온 세계로 전파돼.

 

한반도는 대략 5천 년 전쯤이라고 해. 언제인지는 정확하지 않아. 숫자에는 신경 쓰지 말자.

 

아무튼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은 신석기시대부터 시작했다는 것만 알면 되겠다. 농경으로 잉여가 생기고 그로 인해 동물의 군집이 아니라 인간 사회가 생겼다.

어쩌면 진짜 프로메테우스는 불을 가져다준 사람이 아니라 농경을 가져다준 사람이 아니었을까?

 

덧붙이는 글)

사회 과목은 정답이 없다고 했지? 자료를 근거로 합리적 해석이 중요하다고 했어. 이 글에서 말한 신석기 혁명의 진행과정과는 반대 방향으로 문명이 발생했다는 주장도 있단다. 먼저 문명이 생기고 그 후 농경이 시작되었다고도 해. 근거가 있고 설득력이 있어. 그래도 우리는 교과서가 말하는 다수설 위주로 공부하자.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글>

 

 

기억력 향상하여 공부 잘하는 법

기억이라는 것을 누구나 매일 경험하고 잘 알고 있다고 여깁니다. 보통 공부하면서 외우는 행위를 기억이라 합니다.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이 기억이라는 기초 위에서 벌어지고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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